Essay

[수필] 연락

콜루이케소냐 2017. 3. 15. 11:12



“ 연락




나는 어려서부터 연락을 잘 안하는 아이였다. 점심시간 친구들이 다 나가서놀자해도 그냥 책상에 앉아 책읽고있는게 다반사였고, 주말에 놀자고 전화가오면 수화기를 들고 귀찮은데 나갈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하곤했다. 물론 막상 나가서 놀면 또 재미나게놀지만 내가 먼저 막 놀자고 연락하고나 그런 성격은 아니었다. 이런 성격은 지금도 딱히 변하진 않은것 같고 심지어 날 오래전부터 봐온 친구들 역시 이제는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받아들여 별로 개의치않는다. 그래서 나는 굳이 연락에 얽매이진 않는 성격이며 연락의 빈도가 그 사람 사이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성격이 같지 않듯 나와 정 반대로 연락을 꾸준히 해야만 깊은 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릴적에는 서로다름을 이해하질 못해 나에게 서운해하는 사람들을 귀찮다라고 여겼지만, 이제는 그래도 조금 세상물정을 알았다고 그 사람들의 생각도 존중해보고자 어설프고 서투르게나마 먼저 연락하고 사람들 챙기려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본성은 어디안가는지 가끔 카톡을 아예 안본다던지, 진짜 아무와도 연락없이 잠수를 타곤한다. 어찌보면 무심한걸수도있고 게으른걸수도있다. 하지만 나는 굳이 볼일이 없어도 생각날때 툭, 아무 용건없이 할수있거나 혹은 한번을 연락하더라도 그 한번에 천번의 말을 담고있는. 그런 깊이있는 연락이 좋다. 언제 어떤때에 어떤 부탁이나 목적없이, 잔잔한 호수에 톡 던져져 조그마한 파도를 일으켰다 다시 가라앉는 조약돌같이, 별거 아니지만 한번 연락 할때 그렇게 무겁진않지만 가볍진 않은 그런 연락. 더 구체적으로 말하다면 그런 연락을 할수있는 관계를 나는 선호하는듯 하다. 그렇다해서 매일 연락하는게 싫다는 뜻은 아니라, 산들바람처럼 약하진 않지만 잔잔하게, 하지만 오래가는. 그리고 나중에 돌이켰을때 그땐 그랬지 하며 살풋 웃으며 회상할 수있는 그런 연락들을 쌓아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