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átima (2016.12.15)
어릴적, 나는 미스터리한 일에 대해 공부하는걸 좋아했었다. 미스터리한 일이란 uma나 세계 8대 미스터리, 그리고 종교적 미스테리 같은 과학적으로는 증명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일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었다. 특히나 가톨릭이나 기독교관련은 유독 신비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입소문을 타기 때문에, 나는 종교는 1도 믿지도 않으면서 그와 관련된 종교적 이야기들을 자주 수집하고 다녔다. 파티마도 그 중 하나였다. 성모가 세명의 목동들 앞에 발현되어 세가지 예언을 한것으로 유명한 지역 파티마.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내가 파티마에 가게될 일이 있을까하고 막연하게 들었었는데, 정말 우연찮게도. 파티마에 들릴 기회가 생겼다. 리스본에서 포르투로 가는 버스가 파티마를 경유하는것. 나는 망설임도 없이 파티마에서 내려 한시간동안 성모가 발현했다는 이곳을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성모 발현 장소는 버스정류장에서 멀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 너무 가까워서 놀랬었다. 내 걸음으로 5분이면 충분히 다다르는 거리였다. 내가 갔을때에는 비성수기인데다가 아침 일찍이고 평일이라 사람이 완전 없었다. 덕분에 느긋하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
말로만 듣던 성모 발현의 장소. 성모 마리아 상이 있는 조그마한 네모 유리 상자. 저곳이 바로 성모가 발현한 곳이라고 한다. 내가 갔던 시각이 굉장히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아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곳에 멤도는 엄숙하고 성스러우면서도 장엄한 분위기에 나도 조용히 서서 이곳에 발현한 성모마리아에게 기도를 드렸다.
←
파티마 성당. 이곳을 오기 전에는 성모 발현지를 중심으로 성당이 세워져 있을 줄 알았는데, 밖에 따로 배치되어있는걸 보고 신기해 했었다. 파티마 성당은 내가 여지껏 가봤던 다른 성당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정말 성모 마리아를 위한 성당' 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벽돌이나 타일들이 모두 하얗고, 성당의 모습도 다른 성당들처럼 단순한 성당같지 않고 신전같은 건물들이 양쪽으로 뻗어있는게, 뭔가 성스럽고 성모마리아를 위한 신전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성당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물들이 뻗어 있는 모습이 날개 달린 성모와 같이 보였다랄까. 뭐 혼자 감수성에 젖은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파티마 대성당 내부. 외부만 하얀줄 알았는데 내부역시 하얀색이었다. 온통 하얀색이라 감히 발을 들여다 놓는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내부에는 성모 발현을 두눈으로 목격하고 성모에게 직접 예언을 들었다는 파티마의 아이들의 무덤이 있었는데, 내가 한명의 무덤의 사진을 어디다 뒀는디 도저히 기억이 안난다. 그래서 그냥 두명의 무덤만 올림.
교회안에서 혼자 앉아 10분정도 기도를 드리고, 나가는 문 옆에 있는 성수를 스스로 머리와 온몸에 뿌리고 나오다가 문득 성모 발현지 옆에 놓인 촛불켜는 곳이 눈에 보였다. 평소같았음 미신이고 돈낭비라며 무시하고 지나갔을텐데, 장소도 장소고 분위기도 분위기인만큼 '한번 해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3유로 정도를 내고 촛불 두개를 구입하여 불을 붙이고 촛대에 꽂은 후 기도를 드렸다.
성모 발현지 앞에서도, 교회 내부에서 혼자 앉아 있을때도, 그리고 촛불을 켜면서도 기도 내용은 늘 같았다. 나, 우리가족,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 2017년에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별탈없이 원하는 일들 이루면서 살게 해주세요. 2016년의 끝에 가서일까, 전날 호카곶에서도 일몰을 보면서도 그랬지만 새해를 위한 기도를 드리게 된다. 부디 2017년은 행복하고 원하는일 다 이루어지는 건강한 한해이길.
Digression...
여담이라면 여담이랄까. 포르투에서 리스본갈때, 그리고 리스본에서 포르투갈때 느낀건데 포르투갈의 버스는 정말 승차감이 좋았다. 한시간만 타도 엉덩이가 좀 쑤시는 영국의 코치랑은 정말 차원이 다르게 쾌적하고 안락하고 편안했다. 이런 코치라면 런던-브포 구간을 맘껏 타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며 본건데, 포르투갈의 버스는 모두 벤츠더라. 심지어 좌석마다 벤츠 로고가 뙇 박혀있다. 처음엔 이걸보고 벤츠 부심이라는건가... 하면서 탔었는데, 한시간 정도 타면서 '음, 이정도면 부릴만하네. 역시 벤츠' 라 생각하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내가 있었다. |
'Travel > Abroa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Brussels (2016.05.17~05.19) (0) | 2017.03.17 |
---|---|
[여행] Innsbruck (2017.01.22~01.26) (0) | 2017.03.16 |
[여행] Barcelona (2016.04.25~.04.30) (0) | 2017.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