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일기 제 1장. 시작은 정신없게 평범하게
※본 인턴 일기의 내용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나 객관적인 사실을 원하신다면..... 죄송합니다...
다사다난했던 영국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게 된지 어연 9개월째.
그동안 취업활동 아닌 취업활동을 하며
동시에 집에서 식모취급 받으면서 나름 힘든 나날들을 보냈었다.
그간 넣은 원서들은 서류전형도 통과도 못하고 줄줄이 떨어지고,
영국 석사라는 타이틀을 달고도 몇개월째 제대로된 취업 하나 못하고,
자격증을 더 따야하는건지, 영어 성적을 몇개 더 따야 하는건지, 제 2외국어를 공부해야하는건지
공부를 계속 이어가서 박사를 취득할지, 아니면 취직을 할지,
박사를 한다면 내가 계속 연구하고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지
취직을 한다면 도대체 어떤 길로 가고 싶은건지, 어느 쪽으로 취직을 하고 싶은건지,
내가 취직을 한다면 계속 그 일로 먹고 살건지, 아니면 중간에 바꿀 건지..
정확하게 자리 잡힌것도 없고, 무언가가 명확하지도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그걸 위해서 무엇을 하면 되는건지도 모르겠고....
검정고시 자퇴 후 근 10년.
"유학 및 석사 타이틀 획득"이라는 목표 아래 지난 9년 동안 쉬지 않고 쭉 달려오다가
그 목표를 이루고 나서 Burn out이 되버린거다.
그렇다고 집에서 이렇게 마냥 노는것도 눈치보이고
차라리 이럴바엔 그냥 워홀을 갈까...는 생각도 들고
자존감이 한없이 바닥을 치던, 그런 시절.....
게다가 영국에서 공부한 지라 확실히 한국 취업시장에 대한 정보, 인맥, 스팩 등이 너무나도 부족했었다.
우선 내가 전공한 분야가 분야인지라 정보가 정말 부족했던건 빼박이고,
한국에서 국제기구나 NGO는 정말 정보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이었으며,
이쪽 관련한 지인도 나는 주위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 자문을 구할 상대도 딱히 없었다.
UNDP에 들어가고 싶다는 최종목표는 있었으나
그걸 이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도 안오던 순간들..
즉, 내가 무얼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고 헤매고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원하는 직종에서 채용공고를 띄워서 볼때마다 대부분 경력직을 구하고
취업회나 박람회에서 cv나 이력서를 보여줄 때마다,
학력은 좋은데 관련 업무 경험이 없다고 대차게 까일때마다
정말 유병재씨의 그말이 떠올랐다
아니, 사방팔방 다 경력직만 구하면 나같은 신입들은 어디서 경력을 쌓냐고!!!!!!!!!
이런13ㅕㅛ512513487새ㅑㅗㅈㅁ;히ㅜㄴㅇㅍㅎ!!!!!
하...
그렇게 서류전형 발표 후 혼자 깡소주를 3병씩 마셔대며
그렇게 방황하던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대망의 6월.....
솔직히 6월 초부터 지금인 7월 말까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너무 없었다....
정말 나도 예상못한 일들이 하나씩 터지면서
그것들에 맞춰 바쁘게 뭐 하다보니까 어찌어찌 보니 지금 이 상황까지 왔다랄까...??
아직도 사실 얼떨떨하기만하다....
일단, 6월 초,
긴 공백기를 이겨내기위해 잠깐 들어갔던 회사에서 보내주신 울릉도 워크샵에서부터 일은 시작되었다.
아무 생각없이 울릉도를 구경하고 있던 나에게 날라온 한 통의 문자
자세하게 쓸순 없지만 대충 내용은 이러했다
[서류 전형 발표]
OOO씨는 OOO YP 서류전형에 합격하였으니 OO/OO일 OO시에 면접보러 오세요
...........
?!?!?!?!!!?!?!?!?!??!?!?!?!?!??!
내가 지금 잘못본거?!?!!!?!??!?!
진짜 몇번이나 눈을 다시 닦고 확인했는지 모른다.
내가 붙었다고???
진짜????
서류 전형 통과했다고?????
미친???????
이때까지 한국와서 넣은 원서들 중,
단 하나도 서류 전형을 통과한 적이 없었기에....
정말 너무나도 기뻤고, 행복하고, 믿을 수 없었고, 행복했다.
그렇게 서류전형에 통과했다는 행복과 감격에 젖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던 순간
별안간 또 다른 문자가 왔다.
또 합격 문자였다..
정말..... 진짜 처음엔 스팸이나 내 폰 해킹당한줄 알았다....
그정도로 믿을 수가 없었다 사실...
그렇게 내가 넣었던 6개의 기관들 중, 총 3개의 기관들에서 합격 통보가 날라왔고
나는 정말 그날 너무너무 행복하고 기뻐 어쩔쭐 몰랐다.
아무래도 이 원서들을 넣으면서도 붙으면 정말 다행이고, 안되면 어쩔수 없고
하는,
울릉도 오기 직전 밤새워 쓰면서
정말 붙을거라곤 1%도 안믿고 그냥 무작정 넣어본 원서들이라서..
더더욱 그랬던것 같다.
이 기쁜 사실을 얼른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다시 천천히 문자를 확인하는 순간....
어
어
어어어어??
면접 날짜가 생각보다 너무 급박했다
내가 울릉도를 간게 목,금,토 였는데
당장 월요일날 오전 11시에 면접이었다.
심지어 월요일 하나 화요일 두개
........
나 울릉도 갔다가 토요일 저녁에 도착하는데.....???
부산...... 인데 우리집...???
집 가자마자 다음날 다시 짐싸서 서울 가야하는거???
...
하지만
원래 급한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라고
결국 나는 울릉도 갔다오자마자 그날 저녁에 뻗어 잤다가
싸둔 짐 고대로 다시 챙겨서 월요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도저히 일요일에는 움직일 기운이 나질 않았다... 나중에 울릉도 여행 후기에 적겠지만... 울릉도 갔다오는 길이 제법 험난하다...)
그리고 무사히 월요일날 아침, 가산에서 첫번째 면접을 보고
다음날 면접을 위해 미리 잡아둔 숙소로 걸음을 옮기는데,
문자가 하나 또 왔다
서류 전형 통과 문자였다
면접 일시는 다음날 오전 11시였다.
장소는 다름아닌 인천.
나머지 두개는 합정에 회기였는데 말이다.
....
문자 확인하자마자 바로 숙소부터 바꿨다. 인천으로
즉, 화요일 나는 11시에 인천에서 면접보고
1시에 합정에서 면접 보고,
3시에 회기에서 면접을 봐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서류전형 통과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서 힘든줄도 몰랐다
"그저 이중에 하나라도 붙으면 정말 감사하겠다"
이 생각 뿐이었다
뭔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번이 아니면 진짜 안될거 같은 예감.
이 면접들 중에 뭔가 하나가 붙을거 같은 예감.
그런 느낌적인 느낌.
결국 인천 최남서지역에서 서울 최동북지역까지를
나는 이틀만에 횡단을 하게 되었다
허허허허
다행히 날씨가 좋고, 그다지 덥지 않아 다니는데는 큰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마지막 회기에서 면접을 보고 나오는데
그동안 구두를 신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동시에 온몸에 빡 긴장을 하고 다녀서 그런지
힘이 쭉 빠지더라.
면접을 잘 본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하얗게 불태웠기에
일단 얼른 집에가서 누워 자고 싶었다.
그렇게 너털거리며 서울역으로 향하던 도중,
전화가 왔다
"OOO씨.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OO/OO일부터 출근하세요"
아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
정말....
진짜....
너무 좋아서 큰소리로 고함지르고 싶었던걸 얼마나 꾹꾹 억눌렀는지 모른다.
너무 기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일단 애써 덤덤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은 후 얼른 부모님께 이 기쁜 사실을 알려드렸다.
부모님 역시 정말로 축하해 주셨다.
잠시 머릿속에
'아, 집 알아봐야겠다.'
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스치긴 했지만
뭐 어뗘랴.
그토록 공부하고 배우고 싶던 분야에서,
NGO에서 취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나 스스로 열심히 발품팔아서!!!!!!
지금까지 사회 경험이 아예 없었던건 아니지만,
그런 용돈벌이로 했던 활동들과는 달리
내가 그토록 원하던 분야에서의 취직이란,
정말 의미있고 뭔가 뜻깊게 느껴졌다.
이제 한걸음,
비록 한걸음이지만
다시 앞으로 나아간 그 기분이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비록 7개월의 짧은 기간이지만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여
내가 그간 궁금했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워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다짐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7개월간의 YP활동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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