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 LIFE
"이 블로그에 게시된 영국 유학 관련 내용들은 모두 굉장히 주관적인 내용들이니
그냥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고 경험삼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프롤로그에서 말했듯이 나는 현재 영국 Brighton에서 4년째 유학중인 석사생이다.
게다가 학사는 한국과 영국, 두 국가의 대학교에서 동시에 수여받았다.
나의 유학 루트는 남들보다는 조금 독특하다.
부산 외국어 대학교에서 외교학과 / 2+2 과정(수료) → University of Bradford의 International Relations and Security 수료 → University of Sussex에서 Social Development 전공 중
일단 루트만 대충 봐도 복잡하다.
게다가 부산 외국어 대학교 2+2 과정은 누군가에게는 아마 생소하게 다가올 수 도 있다.
나는 나의 이러한 유학 루트를 세 파트로 나눠서 철저히 개인적인 시선에서 다룰 생각이다.
따라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굉장히 대충 지나가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만약 사실이나 팩트, 혹은 정보를 얻고 싶은 거라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네....
Part 1. 모르고 무작정 덤비면 위험하다.
우선 내가 유학을 오게된 루트부터 설명을 해야겠다.
이는 대학 입학 시절이라는 까마득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장 대학 입학을 앞두고, 나는 고민에 빠졌었다.
당시 나는 수능 정시로 넣은 가군, 나군, 다군이 모두 합격통보를 받은 상황이었는데,
가군의 대학간판이 제법 좋았던 터라 내 주위 사람들은 당연히 가군을 갈것이라 예상했었고
나 역시 가군의 합격 통보를 받았을때 당연히 여길 가야지라고 마음먹고 다른 곳들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어릴적 부터 유학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에, 당시 나는 가군의 대학교에 들어간 후 어떻게하면 유학을 갈 수 있을까 하고 유학 루트를 찾아보고 있던 찰나였다.
하지만 운명은 한 순간의 클릭질에서 바뀌고 말았다
유학 루트를 찾던 중, 넘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정말 단순한 호기심에 찾아본 다군의 홈페이지에서 2+2라는 흥미롭고 신선한 프로그램을 보게 된 것이다.
외국으로 유학을 갈 수 있는 루트를 찾아보고 있던 당시의 나에게 2+2 프로그램이라는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게다가 나중에 깨닫고 소름돋은 사실인데, 아무 생각 없이 넣은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도 해외파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의도하지 않게 내가 넣었던 세 대학 모두가 결국 해외로 유학을 갈 수 있는 루트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이거슨 운명?!)
게다가 학교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2+2 교류 대학들 중 University of Queensland라는 대학교가 나의 구미를 확 당겼다.
호주에 있는 데다가 당시 세계 40위에 랭크되어 있던 퀸즈랜드.
결정적으로 이 학교가 나의 마음을 돌리게 한 원인은 캠퍼스가 너무 예뻐셔였다.
정말로 내가 꿈꾸던 해외 캠퍼스 딱 그자체였다.
이런 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야 한국에서의 2년정도야 금방 참을 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결국 내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는 선택을 하고야 만다.
가군의 합격 통보를 무시하고 다군의 학교에 입학하기로 결정한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당시 부모님들은 어떻게 보면 모험을 하려고 드는 나를 보고 조금 걱정하고 염려하시는듯 하셨지만
그래도 나의 선택이라며 존중(?인지 니 인생이니 어디 한번 너 하고싶은대로 해봐라라는 건진 모르겠지만)해주셨다.
그리하여 나는 정말 생각도 못했던 부산 외국어 대학교의 외교학과에 입학하여 2년간 국내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당시의 내가 얼마나 섣부르게 결정을 내렸는가 하면,
나는 당시 홈페이지 2+2에서 본 퀸즈랜드만 보고 눈이 뒤집어져, 나머지는 자세히 보지도 않고 입학 결정을 내렸다.
아마 조금만 더 잘 알아보았으면 이러한 섣부른 선택을 하지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 선택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부산외국어대학교를 온것에 대해서는 후회는 전혀 없다.)
당시 나는 2+2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를 결정하고 1년을 전공 수업을 들어야만
2학년부터 그 프로그램 코스를 이수 가능하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외교학과가 아닌 글로벌자율전공학과라는 과로 입학을 하면 1학년부터 바로 프로그램 이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나는 부산외국어대학교는 이런말 하긴 뭣하지만 보험? 비슷하게 여기고 원서를 넣었었고,
합격 통보에도 덤덤하게 넘길 정도로 합격에도 의심을 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2+2 프로그램 자체도 합격 통보를 받고 나서 알게 된터였다.
즉, 글로벌자율전공학과라는 과가 있다는 사실을 2+2 프로그램에 들어가고 나서야 알게 된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얼마나 허망하던지.........
뭐 그래도 벌써 공부해버린 1년, 전공 기초쌓은건데 헛되이 버린것도 아닌데 뭐 어쩌겠나 싶어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러고 애초에 목표였던 2+2 프로그램에 들어가 1년동안 무사히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그러다 내 인생이 바뀌었을법한 선택을 또다시 하게 된다.
대학교를 호주에셔 영국으로 바꾸게 된다.
Part 2. 뭔가에 눈이 뒤집혀도 위험하다.
애초에 나는 호주 퀸즈랜드 대학교를 보고 이 프로그램과 이 대학교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런데 호주의 대학교는 우리나라와 미국과 달리 3년제라서 2+2 프로그램을 1년만 이수하면 파견이 가능한 상태였다.
즉, 드디어 꿈에 그리던 호주에 가게 될 기회를 얻게 된것이다.
당시 호주의 대학교는 2, 9월에 학기가 시작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나는 2월은 무리고, 9월에 갈 예정이었다.
한 학기동안 휴학을 한 후 아이엘츠를 보고, 알바도 하고, 미리 전공 공부도 좀 더 해놓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사건은 그 즈음 일어났다.
우리 학교랑 새로 체결된 영국의 University of Bradford.
이 대학교가 내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중 하나가 되었다.
내가 전공하던 외교학과는 퀸즈랜드보다는 브래드포드 대학교에서 더 유명하고 깊이 공부되는 학문이었다.
게다가 나의 담당 교수님께서도 영국 대학교를 강하게 추천하셨던지라
한번 꽂히면 눈이 뒤집어지는 나는 '영국=유럽'이라는 것에 또 넘어가 버렸다.
2년동안 바라보던 퀸즈랜드를 포기하고 브래드포드 진학을 결정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 겁도 없는 선택이었다.
교류가 진행된지 몇년이 지나, 선배나 친구들이 있는 퀸즈랜드를 두고,
아는 사람도, 친구도, 선배도 없는 생 파일럿을 자진해서 하겠다고 나선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범하고 겁없는 행동이었다.
유학에 눈이 멀었고, 어렸기에 가능한, 그런 미친짓.
게다가 나는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에 의해 원래 휴학을 1년 연장한 후, 2014년 9월에 브래드포드에 진학하려 했었다.
그 1년동안 다른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 실력을 쌓고 본격적으로 유학길에 나서고싶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나는 결국 2013년 9월에 브래드포드로 (파일럿으로) 파견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들은 불과 학기 시작 3주전에 (9월 초에) 후다닥 진행되었다.
그렇게 나의 영국 유학생활은 시작되었다.
그 당시 내가 얼마나 무모했냐면은,
출국 3주전에 유학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리고,
출국 2주전에 입학원서(CAS)를 받았고
출국 1주전에 비자 신청을 한
게다가 아는 사람은 1도 없는, 심지어 브래드포드 한인회가 있다는 사실을 영국에 도착해서야 알게될 정도로 정보력도 없이,
심지어 기숙사도 확실히 된것도 없이
무작정 40kg짜리 케리어를 끌고 이 머나먼 타지인 영국까지 온 무대뽀인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겁대가리를 상실해도 아주 상실한 케이스가 아닐 수가 없다.
아주그냥 유학과 영국이라는 사실에 눈이 멀어서 얼핏 보면 정말 위험한 짓을 흥분과 설렘, 젊음이라는 단순한 감정만으로 커버한 것이다.
그 당시에는 운이 좋아서 어떻게 일들이 다 잘풀렸다지만,
앞으로는 그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을테고 또 나이도 나이인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기로 다짐했다.
분명 다짐은 했다
다짐만.....
Part 3. 여전히 맨땅에 헤딩. 하지만 결과는 늘 그렇듯이 GOOD
드디어 마지막 장이자, 현재 진행중인 장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나는 한번 유학을 가게되면 그곳이 호주든 영국이든, 그 나라에서 대학원까지 끝낼 생각이었다.
단지 호주를 가게되면 미국의 대학원을, 영국을 가게되면 영국의 대학원을 갈 생각이었다.
그러다 영국의 대학교를 왔으니, 영국의 대학원을 갈 생각을 하고 3학년 1학기때 원서를 준비했다.
원서를 쓰는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근 한달)
일단 우리 학교 한인 중 대학원에 바로 진학한 케이스가 없었고,
게다가 나는 2+2라는 특이 편입생이였으며, 내가 파일럿이라 내 위에는 이에 관련해서 물어볼 선배도 없었다. (즉, 내가 최고참이었다)
고로 나 혼자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메일 보내는, 발품을 팔아야하는 신세가 된것이다. 후...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대학원 지원시 필요한 서류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는데 기본은 비슷했다.
"Personal Statement, CV, 추천서, 재적증명서, 성적표"
이 다섯가지 기본 서류들을 얻기위해 학교로 뛰어갔다가, Career centre에 뛰어갔다가, 교수한테 뛰어갔다가, hub로 뛰어갔다가
근 한 달동안 참 많이도 뛰어다녔었다.
이렇게 서류들을 얻기 위해 뛰어다니면서 동시에, 나는 원서를 쓸 대학원들을 찾기 시작했다
이 과정은 2주 정도가 걸린것 같다.
일단 구글에 내가 공부하고 싶은 Development Studies를 검색한 후,
검색결과로 나오는 학교들의 랭킹을 보면서 상위 10개 정도의 영국 대학교를 간추려 냈다
그리고 각 학교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development studies 관련 기사나 학과와 모듈 설명을 찬찬히 읽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을 법한 학교를 간추리기 시작했다.
이렇듯 2주간의 대학원 과 서칭이 끝나고 후보 5개를 간추린 후,
나는 각 학교들이 원하는 양식에 맞추어 PS를 쓰고 CV를 쓰고 지원서를 써내려갔다.
이름들은 하나하나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내가 넣은 대학원은 총 5개로
현재 다니고 있는 Sussex 대학교, SOAS, LSE, Manchester 아마 이렇게 되겠다 (나머지 하나는 기억이 안난다.)
물론 대학원을 지원할때도 1지망 2지망은 있었다.
부동의 1지망은 지금 다니고 있는 University of Sussex였다.
이유는 Development Studies가 하버드를 제치고 세계 1위에 랭크될 정도로 유명한 과이기 떄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런 과에 들어갈 수 있을리 없지. 그냥 원서나 넣어보자. 되면 완전 좋고 안되면 말고 라는 식으로 넣었었다.
2지망은 Manchester 대학교였는데, 이유는 내가 다니던 Bradford 대학교와 가까워 자주 갔었기에 지리도 알고, 더 친근했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SOAS, LSE는 솔직히 정말 가고싶었으나 런던의 살인적인 물가와 생활비, 및 학비 때문에 좀 꺼려졌었다.
물론, 원서를 넣을 당시에는 이러한 내 지망들은 다 배부른 소리였다.
아직 졸업 성적이 확실히 나오지 않은 나에게 이 과들이 conditional offer를 줄지 안줄지가 굉장히 미지수였기 때문이었다.
당장 offer가 오기만해도 감사합니다!! 하고 절을 해야할 판이었다.
특히나 sussex를 비롯한 몇몇 학교는 관련 업무 경력이 최소 2년이상을 필수로 요구했기에, 이런 학교들은 거의 반쯤 포기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원서를 내고, 나는 개인적인 용무로 3학년 겨울방학 동안 한국에 가있었다.
(영국의 겨울방학은 12월부터 개인 역량으로 길면 2월까지다)
하지만,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내심 불안함과 초조함 때문에 나는 차마 메일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영국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
나는 비행기 티켓을 확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메일함을 확인했고
기적이 일어났다
영광의 첫 offer가 온것이다.
그것도 기대도 하지도않고, 바라지도 않고 있던 대망의 1지망인 Sussex 대학원에서 말이다.
진짜 offer 받았을때 너무 기뻐서 고함지르고 난리를 쳤었다.
다시 말하지만 기대도 안하고 그냥 '떨어졌다'라고 여기고 있던 곳에서 기적적으로 오퍼가 연락이 온것이라, 그것도 맨 처음으로.
그때의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이 너무나도 기뻤다.
그리고 너무 기뻐 출국 하루전날에 소주를 사와서 치킨과 함께 축하파티를 벌였다 (응?)
그 후 다른 대학원에서도 offer가 왔었지만, 내 관심은 오로지 Sussex 뿐이었다.
(꿈에만 그리던 1지망이었으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리고 나는 무사히 대학 졸업 성적을 Sussex의 요구조건에 맞추었고, 작년 9월에 입학하게 되었으며
지금 현재 Sussex 대학원에 들어와 2학기를 이수 중이다.
물론 Sussex 초기 정착때도 무난하진 않았다.
예를 들어, 분명 넣은줄 알았던 기숙사 application이 없어졌다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바람에
하마터면 연고는 1도 없는 Brighton 에서 집없이 길거리에 나앉을뻔 했다.
그래도 정말 다행스럽게도 운좋게 가장 좋은 석사 기숙사의 (하지만 그만큼 비싼 흑흑) 빈 방을 얻게되어 잘 살고 있지만 말이다.
드디어 세개의 파트에 걸친 나의 유학루트 대장정이 끝났다.
글로 적으면서도 느낀거지만 참 길고 험난했다.
뭐이렇게 여자애 인생에 맨땅에 해딩이 많은건지
그래도 정말 다행스럽게도 그때마다 일들이 잘 풀려 주었다.
그러면서도 지금 이 과정들을 돌이켜보면 결국 이렇게 될 일이 아니었나 싶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이 순간에 서 있을 수 있게 만든 과정들인것이다.
특히나 나의 유학생활을 보면 남들이 다들 거쳐간 길이 아닌, 스스로 만든 길을 걷고 있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남들보다는 조금 힘들고 특별한 나의 유학기가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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