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6
Diary
오랜만에 적는 일기 겸 근황 보고.
1.
지난 한달동안 정말 쉴새없이 바빴다.
우선 브포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놀러와서 일주일동안 같이 브라이튼과 세븐 시스터즈, 런던을 구경했다.
늘 다니고 생활하던 브라이튼이었지만, 또 놀러온 친구랑 함께 있으니까 또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내가 차마 못본 또 하나의 브라이튼을 본 느낌이였다랄까
그리고 친구는 브라이튼을 다닐때마다 한시간에 한번씩 꼭 이말을 했었다
"아.... 좋다...."
"아... 이 복받은 기집애...."
....뭐...
솔직히 브포보다는 브라이튼이 훨씬 좋은건 완전 인정하는 바이기 때문에
(기숙사만 스튜디오면 정말 완벽했을거 같은 브라이튼 생활)
아무말 안하고 친구의 무의식적인 감탄사들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표할 뿐이었다.
그리고 친구가 가고나서는 바로 에세이 기간 막바지가 되었던지라 진짜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었다.
아무래도 석사 마지막 에세이면서,
내 인생의 마지막 에세이가 될 지도 모른다 (박사는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석사도 너무 힘들어...ㅠㅠㅠ)는 생각에
뭔가 잘하고 싶은 생각에, 나도 모르게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거기다가 이번 에세이 주제들은 전부 내가 직접 만들고 정하는 것이었으며,
하나당 5000자(....)라는 미친 양이었으니...
(논문 하나가 최소 8000~10000자 정도 한다 치면 거의 소논문 수준)
학사시절 2500자도 겨우 써냈던 나로서는,
5000자 짜리 에세이 두개를 적어야 했던 나는 진짜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다ㅠㅠㅠ
에세이 내기 이틀전에는 도서관에서 이틀동안 밤샘이하며 3일동안 잠 한숨도 안잤으니...
하...
아무리 영국이 고생한 만큼 성적과 비례하지는 않는다지만....
이렇게 고생하면서 적었는데.......
제발 성적 잘나왔으면 좋겠다ㅠㅠㅠ
2.
첫번째 에세이를 제출하고 나서 런던에 잠깐 놀러갔다왔다.
이제 학사들은 슬슬 한국으로 돌아갈 시기인데,
브포에서 공부하던 친구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런던으로 내려온 김에 얼굴이나 보자고 연락이 온거다
그래서 나도 간만에 바람도 쐴 겸, 런던으로 향했다.
그런데 헐,
런던 날씨가 진짜 미치도록 핵 더운거다.......
무슨 작년 여름에 한국 갔을때 날씨였다
(물론 한국만큼 습하지는 않지만)
오죽하면 런던가기위해 긴바지와 반팔과 가디건을 걸치고 집을 나왔다가
한 열걸음 걷자마자 바로 다시 들어가서 반바지 반팔로 갈아입고 나왔다.
아마 내가 영국와서 경험한 더위중 역대급이지 않았나 싶다
그도 그럴게 나는 여름을 영국에서 보내본 적이 없었다
거기다가 브포는 맨체 근처, 리즈 근처인 영국 중부지방이라
여름이 되어도 이렇게까지 덥지는 않았다
근데 이건 뭐....
남부지방이라 그런건지... 아님 올해가 유난히 더운건지....
진짜 더워 죽는줄알았다...
그래서 런던에서 오빠 만나 돌아다닐때도
그늘, 아님 카페만 진심 골라서 다녔음ㅋㅋㅋㅋㅋ
둘다 더위를 엄청 많이 타는지라ㅋㅋㅋㅋㅋ
3.
런던에서 오빠를 만나고,
동생네 이모부댁으로 향했다.
브포에서 런던으로 내려온 친구들은 총 4명이었는데,
그중 2명이 남매였고, 그 남매의 이모부댁께서 런던에 살고 계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거기다가 그 네명이 이모부댁에서 머물고 있다는 사실도.
그래서 원래는 당일치기로 잠깐만 얼굴만 보고 브라이튼으로 올 예정이었는데,
우리의 통화를 들으시던 이모부님께서 나를 집에 초대해 주신거다.
덕분에 진짜 간만에 한국음식 및 소주 맥주를 정말 원없이 먹었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모부댁 마당에서 바베큐 파티를 했었는데,
이모님께서 직접 담그신 냉이와 LA갈비는 진짜 환상이었고
이모부님께서 구워주신 삼겹살들도 진짜 너무 맛있었다
게다가 야외에서 도란도란 앉아 술과 고기를 먹다보니
마치 한국에서 캠핑온거 같은 기분이 들었던 지라,
너무 진짜 완전 좋았다ㅠㅠㅠㅠㅠㅠㅠ
다만, 원래는 저녁만 먹고 심야 기차라도 타고 오려고 할 계획이었으나,
정말 감사하게도 이모부님랑 이모님께서 잠옷까지 내주시면서
술도 마셨고 시간도 늦었는데 자고가라고 배려해주셔서
결국 거기서 다같이 두세시까지 술먹고, 잘 자고,
심지어 다음날 북어국도 얻어먹고왓듬......ㅋ...
그와중에 북어국 진짜 맛있었다....bbbb
이모부님이랑 이모님께서 성격이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 정말 즐거웠다
그곳에 있는 동안 만큼은 진짜 한국에 온 기분이었다
전혀 영국 같지가 않았다ㅠㅠㅠㅠㅠ
너무너무너무 좋았던 추억과 경험들...
4.
저번주 수요일날, 마지막 에세이를 제출하고,
어제 대만으로 돌아가는 친구가 있었기에
마지막으로 얼굴본다고
금요일날 과 친구들과 다같이 바닷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정말 근 한달만에 만나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인지라
만나자마자 허그하고 그간 잘있었냐 안부를 물어보는데,
애들 얘기들으면서 하나 제대로 느낀 점이 있다.
정말로,
학사고 석사고, 유명한 대학이건 아니건, 나이가 많건 적건, 외국인이건 한국인이건,
영국인이건, 중국인이건, 대만인이건, 아일랜드인이건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건 다 똑같다는거다
다들 평소엔 느긋하게 하다가 에세이 데드라인되면 그때 막판 스퍼트로 불타올라 쓰는거며,
에세이 끝나고 나면 하얗게 불태워서 다음 과제는 쳐다도 보기 싫은거며,
원래 에세이 데드라인에서 조금 더 늦게 연장시켜주면,
그 연장된 데드라인에 맞춰서 제출하되, 심지어 그 데드라인도 아슬아슬하게 지켜 낸다는거
정말 이건 어느나라든, 인종이든, 나이든, 학력이든
만국 공통.
인간의 본능인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ㅋㅋㅋㅋㅋㅋ
에세이 내고나서 이제 논문 아웃라인 남았는데
특히,
5000자 짜리 두개 쓰고나니까 그거 쳐다도 보기 싫다고
진짜 질린 표정으로 얘기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찌나 공감가고 확 동질감이 느껴지던지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사람 사는건 다 똑같은가보다
5.
에세이도 끝났고, 이제 논문만 남은 지금
슬슬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사람이 참 이래서 안되는게,
지난 4년간 영국 살면서 차일피일 미뤄놓은 여행들이 정말 많았다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뭐, 다음에 가지 뭐'
뭐, 이런 마인드로?
여행가는걸 1년, 2년 미루어왔었다.
그래서 이제와서 못가본 여행을 가려고 쭉 보니까 아직 동유럽이랑 이탈리아를 한군데도 못가본거다ㅠㅠㅠㅠ
거기다 동유럽 나라들은 작고, 많고 이쁜데가 많아서 갈데가 정말 많았다
결국 동유럽 한달 일정에, 이탈리아 10일 일정은 또 따로 빼놨다
거기다 이비자도 가고싶고
한국 들어가기전에 LA에 있는 언니네도 놀러가야한다
후......
돈이 장난아니게 깨질것 같은 이 불길한 기분...
이래서..... 뭔가 일을 미루면 안된다..ㅠㅠㅠㅠ
그리고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긴 일정으로 인한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여행, 즉 휴가 같은 기분이 아닌
배낭여행 컨셉으로 잡을 생각이다.
일단 이제 내가 학생 신분으로 다닐 수 있는 마지막 여행이다 보니까,
뭔가 학생신분으로써 할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
그래서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호스텔 같은 곳에서
이사람, 저사람 만나보고
견문을 넓히고 경험도 쌓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기다 지난번 리스본, 파티마에서 해봤던 혼자여행이 생각보다 즐겁고
또 성공적인 여행이었기에, 혼자 여행하는것에 자신감이 붙고 재미가 생겼다.
그래서 원래같으면 한인 민박은 묵을 생각도 안해왔었는데,
한번쯤은 고려해보고 있다.
그런데 부모님이 여자 혼자 여행인데다가, 워낙 요즘 유럽에 테러가 빈번하니까 걱정이 심하시다
그래서 원래라면 진짜 혼자서만 여행 다닐 예정이었는데,
여행지마다 동행이라도 구해야하나 고민중이다....
혹시 9-10월달 동안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일정으로 동유럽 가실분..?
동행 구해요💕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기] 2017.06.08 (0) | 2017.06.08 |
---|---|
[일기] 2017.04.18 (0) | 2017.04.18 |
[일기] 2017.04.17 (0) | 2017.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