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bon 

(2016.12.13~12.15)














맨 처음, 계기는 친구와 함께 계획하던 포르투 여행이었다. 친구가 겨울방학동안 포르투를 간다길래 '그래? 그럼 나도 같이 가볼까?' 하는 생각에 비행기 표를 알아봤었다. 친구는 맨체에서, 나는 런던에서 따로 출발해야 했는데, 같은 날짜, 비슷한 시간대의 비행기가 런던이 훨씬 비쌌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날짜를 바꿔서 알아봤더니 돌아오는 날짜는 같고, 가는 날짜가 이틀 먼저갈 경우가 비행기표가 저렴했다. 그럼 이틀 먼저가서 뭐하지? 하면서 포르투갈 지도를 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세글자. '그래, 리스본을 갔다오자!!!' 그것이 내 리스본 여행의 시작이 되었다. 


사실 리스본 여행은 정말 사전조사 거의 없이 그날그날 스케줄과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그도 그럴것이, 여행가기 직전까지 에세이를 쓰느라 도서관에서 밤새다시피 지내고 여행 하루 전날에 부랴부랴 짐을 싸서 온거라, 그 전에 느긋하게 여행계획을 세우고 할 겨를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포르투에서 리스본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부리나케 휴대폰으로 리스본 여행을 검색해 보았었다. 다행히 리스본이 그렇게 큰 도시도 아니고, 주요 관광지는 다 모여있어서 내가 조금 바쁘게 다닌다면 돌아보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것 같지는 않았다. 찾다보니 하루만에 둘러본 사람도 있고, 1박 2일, 2박 3일 여정으로 짧게 둘러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 나는 머무르는건 2박이지만 마지막날은 첫차를 타고 포르투로 다시 돌아가야 했기에, 거의 1박 2일 코스로 다녀야 했다. 그래서 여행 코스중 알짜배기만 골라 그 중 내가 정말 하고싶은 리스트를 작성했다.


내가 잡은 호스텔은 리스본 역에서도 걸어서 5분이면 가는, 굉장히 가까운 곳이었으나 오르막길에 있다는게 좀 흠이였다. 다행히도 케리어를 끌고 그 오르막을 오르는 일은 없었다. 호스텔 자체는 작았지만, 루프탑이 있어 리스본 시내를 한번에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았고, 방은 안락했고, 직원들이 굉장히 친절했다. 게다가 비성수기라 투숙객이 우리방에 나 포함 3명, 다른방에 1명, 총 4명밖에 없었다. 덕분에 여행시 필요한 정보들을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얻을 수 있었으며, 같이 묵었던 사람들 중 프랑스에서온 친구와 친해져서 서로 여행 정보 공유도하고 둘째날 저녁에는 파두 공연을 보며 같이 저녁도 먹었다.


처음 리스본에 도착하고 나서는 먼저 신시가지를 둘러 보았다. 이때가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도시 곳곳에 예쁘게 장식해놨더라. 하지만 이런 이미 영국에서 제대로된 크리스마스 시즌의 도시 데코를 지겹게 보아왔던 나로써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대충 둘러본 후 해가 지기 전에 호카곶을 가고 싶어 기차표를 사고 신트라로 갔다. 하지만 신트라로 도착하니 슬슬 해가 지려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은 신트라 성과 신트라 주변을 서둘러 둘러본 후, 버스를 타고 호카곶으로 향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조금 이상한게 자꾸 갈수록 도심이 나왔다. 호카곶은 분명 근처에 아무것도 없다했는데... 슬슬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던 찰나, 버스가 종점이라며 섰고, 나는 내가 카스카이스 행 버스를 잘못탔음을 그제야 알아챘다....헣허 결국 의도치 않게 카스카이스에 도착한 나는 '에라 모르겠다. 이왕 온거 구경이나 하자'싶어서 카스카이스를 둘러보았다. 그렇게 나의 리스본 첫날이 지나가버렸다.

둘째날에는 굉장히 일찍부터 돌아다녔다. 내가 제일 먹고싶어하던 에그타르트를 먹고, 호카곶으로 가서 일몰을 보려면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었다. 에그타르트. 나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 뿐이었다. 내가 리스본에 온 결정적인 이유이자, 최대의 관심사. 세계 최초로 에그타르트를 만든 에그타르트 맛집. 평소 에그타르트를 정말 좋아하던 나였던지라, 먹어본 사람들마다 극찬을 하던 그 맛이 너무 궁금했다. 일단 재미난거나 좋아하는건 맨 뒤로 제쳐놓고 일을 보는 내 성격상, 에그타르트를 먹는 것은 그 근방인 벨렘지구를 다 둘러본 후로 미뤄두었다. 벨렘 탑, 발견 기념비를 구경하다가 마침 제로니무스 수도원 근처에서 무슨 행사를 하길래 멍때리면서 구경하다가 드디어 에그타르트 가게에 입성!!!!

드디어 맛보게 된 내사랑 에그타르트으!!!!!!!!!!💕💕💕 분명 후기들을 보면 아침일찍가도 줄을 엄청 서서 기다렸다는 후기가 즐비하던데, 역시 여행은 비성수기에 가야한다. 줄은 고사하고 가게 앞이 텅~ 비어있었다. 덕분에 기다림없이 바로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에그타르트 세개를 시켰다. 물론 에스프레소도 함께!!! 오래 걸리지 않아 나의 사랑 에그타르트가 나왔고, 나는 혼자 앉아 소리없는 감동과 아우성을 내지르며 에그타르트를 음미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리스본에 오길 정말 잘했어!!!!!!!!!!!"

그토록 염원하던 에그타르트를 먹은 나는 28번 트램을 타고 리스본을 계속 돌아다녔다. 트램을 타면서 트램의 매력을 느낀게, 뭔가 버스와는 다른데 빠르고, 오르막길 오를때는 왠지 나도 같이 힘내야 할거같은 그런 묘한 매력이 되게 재밌었고 색달랐다. 28번 트램 타면서 그 노선도에 있는 유명 관광지들을 쭉 둘러본 후, 세시즈음에 나는 다시 호카곶으로 가기위해 기차표를 샀다. 이번엔 반드시 일몰을 보고야 말리라!!! 다짐 하면서. 


호카곶에서 돌아오는 길, 추위와 바람에 몹시 지쳤던 나는 카스카이스에서 리스본으로 오는 기차를 타면서 유리에 머리를 박고 완전 곯아 떨어졌다. 그래도 도착 후에는 정신 제대로 차리고 숙소로 컴백, 프랑스 친구와 함께 약속했던 파두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파두는 호스텔의 직원이 강력추천 해준건데, 밥을 먹으면서 포르투갈 전통 악기로 연주하는 노래 공연을 말하는 거랬다. 포르투갈에 왔으면 꼭 들어봐야 한다고. 그래서 숙소에서 추천해준 맛집을 찾아갔는데, 세상에. 좌석이 꽉 차서 자리가 없었다. 근데 그 가게 직원말이 파두 공연을 보고싶은거면 이 근방에 있는 식당 들어가보라고, 전부 공연한다더라. 그래서 그냥 근처에 있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맥주와 음식을 시키고 친구와 얘기하며 천천히 밥을 먹는데 갑자기 가게 조명이 어두워지더니 공연을 시작하더라. 공연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무슨 말인지는 알아 듣지는 못했으나 그 노래에 담긴 한? 애절함? 그런게 느껴져서 굉장히 좋았다. 같이간 친구도 굉장히 만족해히며 좋아했다. 그렇게 나의 리스본 여행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Cado da Roca

에그타르트 말고 나의 또다른 리스본 여행의 목적. 유럽 최서남단이라는 호카곶(혹은 까보다로카)!!! 이곳에서 일몰을 보는게 나의 위시리스트에 있었다. 원래 첫째날 가려고 시도했다가 엉뚱하게 카스카이스로 가는 바람에 둘째날 갈때는 일몰 시작 시간까지 알아내서 몇시까지 기차를 타고 출발해야하는지까지 조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었다. 그리고 드디어 꿈에만 그리던 호카곶에 입성!!!! 


내가 이곳에 오려고 그토록 노력했던 이유가 있었다. 내가 당시 호카곶을 갈때가 12월 말, 2016년이 다 가고 있는 순간이라 왠지 호카곶의 일몰을 보면서 마음으로 가는해를 보내고 오는 해를 새로 받는 의식과 새해 다짐 같은걸 하고 싶었다. 게다가 원래 유라시아대륙의 최동남쪽인 부산에 살던 내가, 유라시아대륙의 반대편 끝자락인 최서남단까지 왔다는 사실이 뭔가 굉장히 감정이 북받치고 감명깊게 다가왔었다. 그래서 평소였음 돈낭비라고 사지도 않았을 호카곶 인증서까지 구매했다.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일몰이 되기를 기다리는데, 이놈의 구름들이 하필 수평선쪽에 쫙 몰려있는 것이다. 그래서 수평선이 가려져 일몰이 잘 보이질 않았다. 게다가 바닷가 절벽이라 바람은 어찌나 세차게 부는지. 더군다가 해가 지는 상황이라 점점 추워지고 있었고, 주위에 사람들도 하나 둘씩 떠나버려, 주위가 캄캄해 질 즈음에는 나를 포함해 두명밖에 있지 않았다. 호카곶 근처가 관광안내소 빼고는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 해가지면 한치 앞이 안보일 정도로 굉장히 깜깜해져 좀 무섭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거기 관광안내소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안내소 안에 들어가 다시 계속해서 일몰을 바라보았다. 일몰을 바라보면서 내가 속으로 수도없이 되네었던 소원은 파티마에서 촛불을 켜면서 빌었던 소원과 동일했다. 그렇게 염원하던 호카고 일몰을 보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새 관광안내소 직원 아저씨랑 친해져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농담도 주고받고 했었다. 그 아저씨께서 굉장히 친절하시고 장난끼 넘치셨던게, 내가 바람때문에 인증서 도장이 부러져서 다시 받으러갔더니 50유로를 내라는거다. 그래서 '뭐여, 왜이렇게 비싸' 하고 돈을 내려는데 안내도 된다고 농담이라고 껄껄 웃으셨다. 그리고 내가 일몰을 굉장히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자 이 위치가 더 잘보인다며 더 좋은 위치를 안내해 주셨고, 버스를 기다릴때에는 관광 안내소 이곳저곳에 전시되어있는 사진이나 기념품들을 설명해주시다가, 전시되지 않은 사진들도 직접 꺼내서 보여주셨다. 덕분에 한시간동안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심지어 곧 오게될 버스가 어디 행인지, 그곳에 도착해서 리스본까지 어떻게 가면 되는지까지 자세하게 가르쳐 주셨다. 지금 생각해도 참 고마우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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