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 LIFE
"이 블로그에 게시된 영국 유학 관련 내용들은 모두 굉장히 주관적인 내용들이니
그냥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고 경험삼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벌써 6월.
2학기 에세이를 모두 제출하면서, 2학기도 비로소 끝이 났다.
즉, 석사 과정의 3분의 2가 끝이 났다.
이제 남은건 정말 논문 뿐.
따라서 이 글은 정식적인 석사 수업과정을 모두 마친 후 느낀점에 대해 적는 글이다.
먼저, 확실히 배움의 깊이가 다르다.
학기가 모두 끝나고 나니까 뭔가 머리에 남는게 있다.
뭔가 그 분야에 대해선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전문적인 지식은 갖추었다라고 스스로 말할수 있을 거 같다.
학사때는 학기가 끝나면 남는게 있다는 생각보다는
'아 이런 분야도 있구나?'
뭔가 수박 겉핥기 같은 기분이 들었다면
석사때는 학기가 끝나니까 뭔가
내가 공부하고 있는 전공에 대해서 굉장히 심도있고 깊이있게 배운것 같은 기분이다.
매주 꾸역꾸역 읽었던 리딩들이 어떻게 도움이 된것일까 싶어서 뭔가 나름 뿌듯하다
거기다가 학사때는 공부를 하면서 제일 크게 느꼈던것이
'이거 탁상 공론 아닌가?'
였다.
내가 학사때 전공했던 국제관계학 (International Relations and Security)이라는 분야 자체가 약간 그렇긴 하지만,
뭔가 배우면 배울 수록 이론만 잔뜩 배우는 느낌이라
이 이론들을 과연 실생활에 써먹을 때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론들은 완벽하지만, 그걸 현실에 적용시켰을때 성공한 케이스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 현자타임이 오곤 했다.
뭔가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이 분야가, 너무 이상적으로 느껴졌다랄까.
한국 대학기간에 파운데이션까지 합치면 5년,
비싼 등록금 주고 탁상공론만 배운게 아닌가 싶어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석사에 들어오고나서 그 생각이 확 바뀌었다.
내가 학사 5년동안 배우면서 머릿속에 쌓아왔던 이론과 지식들이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한거다
차곡차곡쌓여 왔던 지식들은 내가 하나의 문제를 받았을때
그 문제를 보는 각도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방안들에 다양한 방법들을 제공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았던 지식들에 대해
좀더 현실적이고, 깊이있게 알게되면서 내 생각이 정말 짧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의외로 답은 참 간단하고, 쉬웠으며, 단순한 경우가 정말 많았다.
더군다나,
석사과정에는 사회에서 일을 하고, 업무 경험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나처럼 학사 끝나자마자 바로 진학한 케이스가 드물 정도로)
게다가, 내가 공부했던 개발학 (Development Study) 특징상,
법, 엔지니어, 이코노믹, 등 정말 다양한 전공을 공부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들과 토론이나 얘기를 하다보면, 정말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IR대로 접근하면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배우고 경험해왔던 방식대로 접근한다는거다.
덕분에 '아! 이런 방식으로도 접근할 수 있구나!'라고 깨달은게 정말 많았다.
다른 친구들도 내가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구나 라며 신기해 했었다.
지난 1년동안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서, 내가 느낀것은
결국 살면서 쓸모 없는 것은 없구나! 였다
내가 학사 과정동안 그렇게 괴리감과 회의감을 느끼던 지식들은
결국 석사 과정때 나의 지식의 기초와 배경 및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기반으로, 나는 그것들을 더 깊이있거나 전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겪고보니, 나에게 남은것이 내 기대 이상이 된것이다.
그래서 석사 과정 동안 내가 진짜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었고, 드디어 무언가를 배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난 6년의 학,석사 기간을 정리해보라면
한국에서 2년은 가장 기본적인 이론을 배우고, 이런게 있구나, 하고 발을 담그는 과정이었다면
영국에서 3년은 견문을 쌓고 본격적으로 뼈대를 세우고 만드는 과정이었으며
석사 기간 1년동안은 그 뼈대를 이용하여 내가 원하고 구상했던 집을 만드는, 살을 붙이고 깎으며 다듬는 과정이었다, 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각 대학의 석사 과정이 다르고, 같은 과, 전공이라도 대학교마다 배우는 과목이나 모듈이 다르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른 만큼,
개인이 느끼는것 또한 상이하게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석사 과정 동안 정말 뿌듯함을 느꼈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전문적인 '공부'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머릿속에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고, 지식이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
석사 과정이 끝나고 나니 정말로 문제를 보는 시선이 학사때보다 더 넓어졌고,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하게 되었으며,
내가 여태껏 배워왔던것들을 어떻게 현실에 응용하면 되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었으며,
전문적인 지식들을 토대로, 그나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거같다.
겨우 일년만에 이렇게 될줄은 정말 나 스스로도 기대도,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심지어 나는 내 주위의 석사생들에 대한 우상과 로망, 동경이 있었기에
'나도 저런 석사생이 될 수 있을까? 내가?' 라는 막연한 불안함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불과 1년만에,
배움의 깊이가 달라졌다고,
지식의 깊이가 싶어졌다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왜 사람들이 늦게나마 나이가 들어서라도
뭔가를 더 배우기 위해 석사를 오는건지 알것 같았다.
나머지인 논문도 열심히 해서
깔끔하고 완벽한 석사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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