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TLAND(2017.06.21~06.28)                                                                                                                                

(Glasgow + Edinburgh + Loch Ness + Loch Lommond + Rannoch Moor + the Black Mount + Glencoe + Loch Linne + Fort William + Glenn + Urquhart + Fort AugustusInverness)

GLASGOW

같이 브포에서 공부했던 오빠가 글라스고에서 석사 과정을 하고 있었다. 졸업 후, 유일하게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동지로써,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안부를 묻거나 연락을 하면서 서로 '브라이튼 가야하는데...', 글라스고 가야하는데...' 이렇게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서로 정규 과정이 끝나고 논문과 프로젝트만 각각 남았을때, 잘지냈냐, 공부는 어떻냐는 안부도 물을 겸 연락을 하던 도중, 우연히 알아본 당장 다음주 행 런던-글라스고 표가 너무 싸서 '이거다!!!!!!'싶어 아주 충동적으로 그 자리에서 예약을 했다. 

(같은 영국, 날씨 비교체험 극과 극. 왼쪽은 브라이튼에서 이륙한지 얼마 안됐을때, 오른쪽은 글라스고 도착때)

드디어 대망의 글라스고 가는날!!!! 완전 들떠서 밤도 꼴딱 샌 체 비행기를 타러갔다. 그리고 글라스고 도착!!!을 했는데.... 눈에 들어오는 아주 낯익은 풍경... 잿빛 구름이 가득 낀 하늘.. 어디서 봤다 싶었더니 브포의 하늘이었다. 헣헣허... 그동안 아주 따뜻하고 살만했던 최남단 브라이튼에서 살다가 내가 이곳이 북쪽이라는걸 간과한거다. 브포를 비롯한 영국의 북쪽은 날씨 좋은 날이 정말 드물다는거... 그리고 7, 8월이 되어도 이게 여름인가 싶을 정도로 춥다는걸...... 낯익은 꾸리꾸리한 날씨를 보며, '아! 내가 북쪽에 왔구나!!' 하고 실감했더란다.. 확실히, 북쪽이랑 남쪽의 도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거 같다. 특히나 글라스고는 더더욱!! 뭔가 영국에 있는게 아닌, 유럽의 한 국가에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좋았다. 날씨는...... 음... .내가 딱 갔을때가 하필 확 갑자기 추워진 시점이라 좀 바람이 불고 춥고 그랬는데, 올때 즈음 되니까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딱 적당했다. 햇살이 들면 덥고, 해가 가려지면 바로 추워지는, 중간이 없는 날씨ㅋㅋㅋㅋ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던 한 날에는 6월달에 귀가 아려지는 고통을 겪었더랬다ㅋㅋㅋㅋ 이거야 뭐, 내가 남쪽에서 너무 길들여 져있던건지, 내가 갔던날이 더 추웠던건지.... 확실한건 6월달에 글라스고 갈 예정이라면 여름 옷보다는 긴옷, 긴팔, 그리고 바람막이를 꼭 챙겨가야한다는 사실이다. 반팔 반바지 혹 얇은 옷은.. 주로 잠옷으로 입으세요...

글라스고 자체는 생각보다 작고, 대부분이 시티센터에 모여있어서 걸어서 둘러본다면 하루면 다 볼 수 있었다. (물론 다음날 기절 예정ㅋㅋㅋ) 오빠가 사는 곳이 마침 Eastend 끝부분이었던지라, Eastend에서 Westend까지 쭉 걸어갔다 오기로 했다. 

시티센터 쪽은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주말이라 버스킹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브라이튼도 버스킹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글라스고는 유독 더 많았던 것 같았다. 그날따라 많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시티센터를 벗어나자마자 날씨는 급격하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명불허전 영국 북부 날씨...) 그래도 바람이 막 불거나 하는건 아니였고, 춥다기 보다는 포근한 날씨였기에 무리없이 걸어다닐 수 있었다. 글라스고 대학교를 최종 목적지로 걷다가 도착한 Kelvingrove Art Gallery and Museum. 건물 외곽이 예쁘길래 아무 생각 없이 안에 들어가봤는데, 헐. 안에 전시된 내용들이 생각보다 재밌는거다. 이집트 문명 유물 전시관부터 글라스고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문화의 역사를 전시해놓은 곳까지. 그래서 한 삼십분 동안 혼자 (오빠는 홀의 의자에 앉아있고) 구경하고 다녔다. 의외로 알찬 정보들이 많아서 즐거웠다. 

점심을 먹고 향한 글라스고 대학교. 예전부터 그 명성은 익히 들어온터라 정말 궁금했었는데, 과연, 역시. 나를 실망 시키지 않았다. 언덕 위에 위치한 글라스고 대학교는 너무 예뻤다. 글라스고 시내가 내려다보였는데, 내가 갔을땐 나무들이 잎이 무성해서 잘 보이진 않았으나 겨울에 오면 시내가 한눈에 보일것 같았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내가 딱 꿈꾸던, 영국 유학 오기 전 상상하던 영국 대학교의 건물이라서 너무 맘에 들었다. 다만 하나 아쉬운 점은 내가 간 날이 딱 졸업식 날이라 학교 건물 안을 들어갈 수 없었다는 것. 일반 시즌에는 건물 안에 들어갈 수는 있는데, 졸업시즌에는 그라운드 플로어만 구경 가능하다더라. 그래서 졸업시즌이 언제까지냐니까 10일 후에 끝난다는...헣허.... 10일후면 저 브라이튼 돌아가 있겠네여..헣... 결국 건물 안 탐방은 못해보고 나왔다 흑... 그래도 졸업식 때문에 한없이 달뜬 학교 분위기는 참 좋았다.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온 가족들. 졸업 가운을 입고 마지막 캠퍼스를 추억하기 위해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는 학생들. 6월달에 졸업식을 하는걸 보니 대부분이 학사생인거 같은데, 이 순간을 위해 3년동안 열심히 공부해온 그들을 보니 선배로써 대견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여튼 만감이 스치더라. 원래 졸업식 그런거 귀찮고 해서 작년에도 안했었고, 한국 대학 졸업식도 안갔었는데, 그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빨리 졸업해서 1월달에 가운입고 졸업식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엄마가 들으면 참 좋아할 소식ㅋㅋㅋ

글라스고 대학교 갔다가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가서 잠시 앉아서 휴식타임을 가졌다. 그렇게 크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식물원도 있는 제법 규모있는 공원이었다. (피곤해서 식물원은 패스ㅋㅋㅋ) 벤치에 앉아서 쉬는데, 문득 잔디밭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며, '왜 한국은 이런 공원 문화가 발달하지 못하는 걸까' 싶더라. 이렇게 가볍게 공원 잔디밭에 드러누워 즐기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풀장비로 들고와서 남보란듯이 요란하게 즐기는 사람이 더 많다. 오빠도 같은 생각을 했던 터라 둘이서 그런 점에 대해 토의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갈때는 지하철을 탔었다. 글라스고에 딱 한 노선 운영한다는 지하철ㅋㅋㅋ 런던 이외에 지하철을 보는게 첨이라 신기했다. (그 맨체에는 트램이 있고, 다른 대도시에서도 지하철은 본적이 없었다. 내가 글라스고가 영국아닌 유럽 같다 느낀 이유 중 하나ㅋㅋ)

지하철은 굉장히 좁고 작았는데 그래서 귀여웠다. 얼마나 작던지 심지어 문을 닫으려면 차장 아저씨가 고개를 빼꼼 내밀어 손님들이 다 탔는지, 내렸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이더라ㅋㅋㅋ 너무 귀여웠다ㅋㅋㅋ

어지간한 글라스고 유명지 여행지는 둘째날 다 둘러봤던 터라, 그 다음날 부터는 집에서 쉬면서 오빠가 주로 가는 공원이나 산책로를 가거나 강가에서 자전거를 타곤 했다.  글라스고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이 많았는데, 브라이튼처럼 산책하기 딱 좋은 크기의 공원이었다. 거리도 오빠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았기에 저녁먹고 소화 시키러 한시간 정도 걷고오곤 했다.

월요일 저녁, 저녁 먹기 전 잠깐 강가나 걷자는 오빠의 말에 강가로 설렁설렁 걸어나왔다. 그러다 오빠가 자전거 타자고 했는데.... 거의 10년만에 타는 자전거라 좀 불안하긴 했다. 그래도 초반에 살짝 불안했던거 빼고는 잘 돌아왔음ㅋㅋㅋㅋㅋ 자전거 타니 걸어서 두시간 걸리는 거리가 한시간만에 왕복이 가능하더라. 자전거 반납하고나서 걸어 돌아오면서 오빠가 나 자전거 타는거 보더니 무슨 스릴 넘치는 공포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핳.......

마지막 날에는 오빠네 뒤에 있는 병원과, 성당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무덤가가 있는 동산에 올라갔는데, 무덤가 자체가 유명한듯 단체 관광객들이 투어로 돌고 있더라. 아무래도 무덤가가 높은 언덕위에 있어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글라스고 시내가 다 보여서 인듯싶었다. 그리고 무덤가 한켠에 6.25 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들을 위한 비석도 있더라. 이 비석을 보면서 뭔가 좀 씁쓸했던게, 같은 참전용사인데 대우가 너무 다르다는것? 영국에서 6.25 참전용사 행사에 몇번 참여했던 적이 있었는데, 남의 나라에 참전간것만으로도 이렇게 대우해주는데, 정작 우리나라는 자국의 참전 용사들을 이정도도 대우해주지 않는다는 현실이 참...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씁쓸했다.

EDINBURGH

예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에딘버러!!! 갈 기회는 많았는데, 뭔가 갈려고만 하면 일이 꼬이는 등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심지어 당장 당일날 아침에 여행이 취소가 되는 일도 있었으니.... 그래서 기회만 보고 있던 찰나, 글라스고에 갈 일이 생겼기에 그 참에 스코트랜드 뽕을 뽑자!!! 싶어 에딘버러도 가게 되었다. 에딘버러는 굉장히 작은 도시에다가, 어지간한 구경거리는 다 한곳에 모여있어 솔직히 당일치기면 다본다더라. 게다가 글라스고에서 만난 친구 역시 에딘버러는 반나절이면 다 본다라고 했기에 일요일날 혼자 코치타고 당일치기로 갔다오기로 했다. 

글라스고 버스 스테이션에서 코치를 타는데, 나는 늘상 내가 타던 내셔널 익스프레스 코치를 예상하고 갔었는데, 처음보는 버스더라. 오히려 훨씬 좋고 편안했다ㅋㅋㅋ 개꿀ㅋㅋㅋ 

처음 에딘버러 도착했을때는 구름이 잔뜩 껴서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제법 춥게 느껴졌는데, 나중에 익숙해지니 오히려 글라스고보다 훨씬 따뜻했다. 에딘버러보다 글라스고가 더 추움.... 

버스 터미널 자체가 신시가지 근처라서 신시가지를 가볍게 둘러본 후, 먼저 밥을 먹고자 레스토랑을 찾았다. Elephant House라고, 해리포터 저자 로앤.k.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한 곳이라는 유명한 카페에서 스코트랜드 전통 음식 하기스를 먹기로 하고 그곳을 찾아갔는데, 점심때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았다. 줄을 한참 서야 할 정도. 게다가 어찌하여 차례가 되어 테이블을 배정받았는데, 혼자와서 그런건지 구석진 1인용 테이블에 주더라. 그래, 뭐 거기까진 괜찮았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는거다. 손을 들고 있어봐도, 메뉴판을 손에 들고 있어봐도, 심지어 웨이터와 눈을 마주쳐도 생까고 가는거다. 가게 네에는 다른 중국인이나 아시아계통 사람들도 많았기에 인종차별은 아닌거 같고, 그냥 혼자 왔다고 좀 등한시 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기분 나빠져서 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빡침)

(아가... 표정 지못미.....ㅋㅋㅋ..ㅠㅠㅠ)

가게를 나오니 마침 날씨가 좋아져서 이때 빨리 Calton Hill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자 싶어 후다닥 칼튼힐로 향했다. 날씨 좋을때 칼튼힐에서 에딘버러 전경을 찍고 싶었기 때문에. 칼튼힐 가기전에 구시가지가 근처라 한번 둘러보고 갔다. 생각보다 작아서 당황했던... 에딘버러 성 옆에 있는 길로 통해서 프린스 스트리트 가든을 지나 구시가지에서 신시가지로 넘어왔다. 그 도중 에딘버러 역시 길거리에서 버스킹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만 특이한 점은 사람들이 전부 에딘버러 전통 악기를 들고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던거랄까? 그중에서 한 소년이 버스킹 하는게 보여서 사진 찍었다. 수많은 버스커들을 봤지만 이렇게 어린 버스커는 처음이라 귀엽더라ㅋㅋ


칼튼힐은 생각보다는 훨씬 원만했다. 오히려 너무 낮아서 당황했더랄까. 뭔가 더 높을것만 같았는데..이게 다올라온건가? 싶더라. 그래도 칼튼힐을 한바퀴 돌며 찍은 에딘버러 전경은 너무 예뻤다. 칼튼힐에 있는 전망대에도 올라가고 싶었는데, 현금만 받더라.. 그래서 그냥 쿨하게 포기. 흑

칼튼힐에서 찍은 Arthur's seat. 이거 찍을때는 몰랐지..... 몇시간 후에 내가 여길 올라가게 될줄은..... 이거 찍을때만 해도 여기 올라갈 생각은 0.0000000001%도 없었다...

칼튼힐에서 내려와서는 구시가지쪽으로 다시 또 갔다. 그리고 에딘버러 성 안으로 들어갔는데, 입장료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쿨하게 포기하고 다시 나왔다ㅋㅋㅋㅋ 성이라면 이미 신물나게 봤고, 딱히 궁금하지도 않아서... 내가 보고 싶었던건 외관인데 이미 많이 봤다ㅋㅋㅋ

그러고나서 근처에 깡그리 모여있는 관광포인트들을 찾아 다녔다. 먼저 간곳이 Greyfrairs Bobby 동상이 있는곳. 일본에 하치가 있으면 영국에는 바비가 있다는, 유명한 강아지. 찾는것은 의외로 간단했다. 사람들이 엄청 모여서 사진찍고 있음ㅋㅋㅋ

그러고나서 에딘버러 대학교까지 찍고, 에딘버러 국립 박물관 찍고, 또 다른 곳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유명한 포인트들을 다 찾아다녔다. (사진은 안찍었다. 귀찮아서...) 근데 생각외로 다들 한곳에 모여있어서 금방 찍더라. 세시간 정도 되니까 이제 갈곳이 없는거다. 하지만 버스 시간은 6시간 넘게 남았어서 적잖이 당황했었다. 다리도 아프고 피곤해서.... 바다를 갔다와야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던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웅장한 높이의 Arthur's seat... 그리고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저길 올라가보자!!!!!!!!!!!!!!!'

Arthur's seat은 올라가는 입구가 시티센터에서 좀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찾아가면서 골목골목 다니는 재미는 있더라. 그리고 도착한 Arthur's seat. 멀리서 봤을땐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너무 높더라........ 여길 내가 올라가야 한다니... 순간 혹하고 하지 말까? 싶었으나 이왕 여기까지 온거 올라가보자! 싶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사람들이 올라가는걸 보니 생각보다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괜찮을것 같기는 개뿔이. 밑에서 보는 것 보다 훨씬 경사지고 힘든 길이었다. 돌멩이들이 많아서 발밑도 조심해야하는데, 경사는 져있고.... 올라가면서 몇번이나 내려갈까? 그만둘까? 하는 유혹이 들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땀흘리는거랑 등산이다... 진짜 등산은 14년 만에 처음이라.. 때려쳐?!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내 눈에 보인 이 풍경들을 보자 포기를 못하겠는거다 도저히. 거기다 조금 올라왔다고 느끼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그때마다 달라지는 풍경들이 너무 아름답고 달콤해서, '....아오씨..' 하며 궁시렁거리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다행인건 등산할때 날씨가 굉장히 좋고 바람이 불어줘서 땀은 안흘리고 오히려 상쾌하게 오를 수 있었다는거. 거기다 경사진곳도 어느정도 올라가니 없어지고, 평지에 내리막길이 생겨서 '오? 할만한데??'하며 즐겁게 가는데....

넘사벽 높이의 길이 눈앞에 뙇!!!!!!!!!!!!!!!!!!!!!!!!!!!!!!! 저거 보자마자 "못해, 안해, 안가!!!!!" 싶더라ㅋㅋ.... 그래서 그냥 원래 내가 목표했던 곳까지만 올라가기로 했다. (원래는 저 주황색 표시해놓은 높은 곳이 진짜 Arthur's seat이다.) 저기는 도저히 못가겠다 싶었음..... 그래서 솔즈베리 쪽만 올라갔다왔다.

솔즈베리쪽도 풍경은 정말 끝내줬다. 꼭대기 올라가니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좀 난감했지만, 그 외에는 다 좋았다. 오히려 여태까지 올라온게 다 보상받는 기분이었다랄까. 그래서 그 폭풍부는 언덕 꼭대기에서 한 십분동안 앉아서 에딘버러의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려올때는 반대방향으로 내려왔는데, 바다 방향이었다. 바다 보면서 "됐어, 바다 실컷봤어. 브라이튼가서도 실컷 볼꺼야 이걸로 충분해. 집에 갈거야 이제"  라고 중얼거리며 내려왔다. 간만의 등산이라 다리가 욱신욱신 거리더라.

드디어 땅을 밟고나서, 내가 향한 곳은 The Conan Doyle이라는 펍 이었다. 엘리펀트 하우스에서 하기스를 먹기에 실패한 나는 다른 하기스 맛집을 수소문중이었는데, 마침 하기스 맛집인데다, 그 유명한 소설 셜록 홈즈의 저자인 코난 도일이 자고 나란 곳에 생긴 펍이라는 이곳에 내 마음을 확 끌어당긴거다. 안그래도 셜록 홈즈의 팬이었던 나는 더 생각할것도 없이 여기다!!!! 하고 목적지를 정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굉장히 맘에 들었었다. 영국의 흔한 펍 같으면서도 뭔가 셜록 홈즈 집 분위기도 나면서.. 뭔가 아늑한 분위기였다. 직원들도 엄청 친절해서 내가 들어가서 우물쭈물 있으니까 다정하게 테이블을 안내해주고 음식을 주문받아 줬다. 맥주도 어떤게 좋냐고 추천해달라니까 하기스랑 먹을거면 이게 더 나을거라고 친절하게 추천해줌!!! 드디어 먹는구나 하기스.... 기존 하기스 후기에도 그렇고, 오빠도 그렇고, 비린내가 심해서 먹기 불편했다는 말이 많은, 호불호가 되게 갈리는 음식이라던데, 오히려 내가 먹은 하기스는 완전 담백하고 맛있었다. 맛집이라더니 진짜 맛집 맛는가보구만. 맥주도 적당히 맛있어서 속으로 '성공이야~!~!' 쾌재를 부르며 느긋하게 여유를 즐겼다. 버스 시간을 당겼는데, 버스 터미널에서도 5분 거리라, 굉장히 여유있었다. 에딘버러 여행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

구시가지를 둘러보는데 울타리가 막 쳐져있고 그곳에 경찰이 쫙 깔려있는거다. 안그래도 최근에 유럽 및 영국에 테러가 빈번한 터라 뭔일 있나 싶어서 불안했는데, 알고봤더니 오늘이 시위날이더라. 나중에 다시 구시가지를 돌아디는데, "We do not surrender to terrorism" 이라는 슬로건을 든 사람들이 북을 두드리고 목소리를 높이며 도시가지를 활보하고는 구시가지 중앙에 자리를 잡더라. 중간중간 백인이나 흑인도 있었지만 주로 히잡을 둘러쓴 중동인들이 많았다. 오오 희귀한 장면!! 싶어서 한동안 그 거리에 머물며 시위를 지켜보다 Arthur's seat으로 향했다.

LOCH NESS

영국에 오기 전, 어릴적부터 내가 꼭 가고 싶던 여행지가 두군데 있었다. 한곳은 스톤헨지고 다른 한곳은 바로 네스호!!!!!!! 어릴적부터 미스테리나 UMA에 관심이 많던 나에게 네스호는 꼭 가고 싶은 장소 중 하나였다. 하지만 네스호가 스코트랜드 북쪽에 있는터라 차가 없으면 가기도 힘들었고, 갈 기회 조차 없었다. 그래서 내심 반쯤 포기하고 있던 찰나, 북쪽에 갈 기회가 생긴거다!!! 거기다 글라스고 출발인 네스호 패키지 당일 투어 여행이 있길래 오빠한테 가자고 했고, 오빠 역시 흥미를 보이며 한번 가보자 했다. 그리고 같이 놀던 한국인 친구까지 합세하여 셋이서 가게 되었다!! 근데 처음에 우리가 본 사이트에서는 한국인 가이드가 달린 4인 세단을 타고 가는 우리들 전용 여행이었는데, 막상 당일 되니까 40명이서 같이 타고 가는 대형 버스더라.... 완전 낚임....... 그래도 일단은 가야하기에 버스를 타고 갔다. 

다행히 투어 형식은 바뀌었으나, 일정은 바뀌지 않았다. 애초 우리가 예정했던 스코트랜드와 하이랜드 그리고 네스호 투어였다. 그리고 중간중간 버스기사가 풍경이나 마을에 대해서 가이드식으로 설명을 해주거나 잠깐 내려서 30분 정도 둘러보는 타임을 가졌다. 간간히 버스타면서 보이던 경치 역시 나쁘지 않았다.

우리들에게 공포의 벨리라고 불렸던 곳. 이날 하루의 모든 날씨의 기준이되었던 극한의 추위와 바람을 자랑했던 벨리... 버스에서 이곳에 대해 설명하고 15분동안 내려서 포토타임 가졌는데, 나는 이거 설명하는 동안에 곯아떨어진 상태였다... 그래서 친구가 대신 설명해줌. 근데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워서 진짜 사진만 몇장 찍고 후딱 버스 안으로 들어왔다ㅠㅠㅠㅠㅠ007 영화에 나온 곳이라고 한다.

버스 기사 아저씨의 가이드를 받으며 느꼈던 것은 스코트랜드에 해리포터 촬영지가 정말 많다는거. 버스타고 지나가는 도중 옆에 우거진 숲이 해리포터에 나오는 금지된 숲 촬영지라던지, 그냥 심심하니 있던 호수가 해리포터에 나온 호수라던지.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고 있다가 "어?!?!" 하고 놀라다가 셔터 포인트를 놓친 적이 많았다. 흑ㅠㅠㅠㅠ 그때 느꼈던건, 스코트랜드가 확실히 해리포터 촬영지로 많이 쓰인 만큼 자연이 정말 예쁘다. (영국 안같음ㅠㅠㅠㅠㅠ 무슨 스위스 한 시골 같음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달리다가 도착한 Fort William. 이곳에서 점심 먹었는데, 우리는 식당에서 먹기보다는 근처 벤치에 앉아 우리가 싸왔던 도시락을 꺼내어 먹었다. 다 먹고 난 후, 식당 옆에 있는 기념품 샵좀 돌아보고, 식당에 앉아 티타임 잠깐 가지다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도시락에 대한 자세한 포스팅은 밑에!!

밥먹고 노곤해진 몸으로 꾸벅꾸벅 졸다보니 드디어 도착한 네스호!!!!!! 내사랑 네스호!!!!! 마침 또 타이밍 좋게 네스호에 도착하니 날씨가 개고 햇빛이 내리쬐는거다!! 역시 나와 네스호는 운명이었어!!!!! 이 난리를 피우며 따로 신청했던 네스호 성 투어와 크루즈를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성과 관련된 영상을 보고, 성 투어부터 했다. 영상 보기 전, 기념품 샵에서 뭔가 기념될만한게 없나 싶어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정말 쓸데없이 비싼거다!!!!! 흐... 이런 바가지.... 네시랑 관련된걸 사고싶어서 둘러보는데 네시랑 관련된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무난하게 에코백을 골랐다. 그리고 계산하면서 직원에게 왜 네시랑 관련된게 없느냐 물으니까, 네시랑 관련된건 마을에 가야 있으며, 여기는 네시랑 관련된건 좀... 복잡하다면서 멋쩍게 웃더라. 그에 나도 아아.. 싶어 그냥 웃었다..ㅠ 내 네시ㅠㅠㅠㅠ 성은 의외로 작았다. 이 성 역시 다른 영국의 성들처럼 예전에 정치적 이유와 전쟁 때문에 많이 고생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성 터는 거의 남아있질 않더라. (그래서 성 안내 영상 볼때 불과 칼의 역사라고 소개하더라) 성 자체는 굉장히 작아서 다 둘러보는데 30분이면 충분했다. 

그러고나서 타러간 크루즈!!! 성터에서 서서 보는 네스호도 예뻤지만, 직접 크루즈를 타고 물 위에서 본 네스호는 더욱 예뻤다. 네스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더라. 왜 괴물이 산다는건지 새삼 알겠더라. 이정도 크기면 수장룡 한마리 정도는 살거같았다ㅋㅋㅋ (버리지 못한 어린시절의 동심이라 쓰고 미련이라 읽는 감정) 그리고 물이 정말 새카맸다. 다른 호수들은 파랗거나 초록색인데 여긴 새카맸다. 신기했음. 1층은 카페테리아가 있는 객실 식이고, 2층은 뻥 뚫린 테라스 식이었는데, 날이 별로 안추워서 크루즈 2층에 탔다. 그리고 이건 신의 한수였다. 크루즈 내내 안내해주는 네스호 관련 가이드를 들으며,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는데... 너무 행복했듬...💕 그렇게 크루즈를 타고 반대편 항구로 도착하니 버스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같이간 오빠는 크루즈와 성벽 투어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대신 오빠는 우리를 기다리면서 근처 등산을 하며 네스호를 한눈에 내려다 봤다더라. 나중에 오빠가 고프로로 찍은 영상을 보니 그것도 이쁘더라.

돌아오는길에 잠깐 들린 Pitlochry라는 조그만 마을. 이곳에서 머물면서 가이드 추천으로 스코트랜드에서 유명하다는 위스키 아이스크림을 사먹어 봤다. 위스키랑 아이스크림의 조합이라... 싶어 하나만 시켜 셋이 나눠먹자 그러고 하나를 시켰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뭔가, 아이스크림을 술에 녹인 맛? 아니면 술마시고 먹는 아이스크림맛? 뭐.. 표현은 이상하지만, 생각외로 맛있어서 다들 깜짝 놀랬다ㅋㅋㅋ 그리고 시간이 30분 정도 남아서  근처 카페 들어가 차랑 커피랑 스콘이랑 홍차를 시켜서 앉아 시간때웠다.  글라스고 돌아오니 8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던지라 저녁 먹으러 햄버거 집에갔다.


비록 처음 예상해던 4인용 전용 패키지 투어는 아니었지만 가격대비 훨씬 싸고, 당일치기 치고는 내용도 알차서 나쁘진 않았던것 같다. 네스호 포함, 스코트랜드 둘러보기에는 딱 좋은 것 같다. 이거 투어 한번 하면 스코트랜드 다 둘러봤다!!! 라고 말해도 무방할것 같다. 하지만 다같이 가는 여행인 만큼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듯 싶다. 같이간 사람들 중 인도사람들이 있었는데, 개인도 있고 가족들도 있었다. 근데 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모습들이 많아서 눈살 찌푸려졌었다. 그리고 이 여행은 겨울에는 진짜 못갈듯 싶더라... 우리야 해가 저녁 11시 다되야 지는 여름에 가서 글라스고 도착 후에도 해가 떠있었지만, 해가 3,4시 되면 지는 영국의 겨울에 이 여행을 간다면 네스호도 캄캄할때 볼것 같다. 그리고 어어어어엄청 추울거같음..... 

(네스호 투어 사진은 진짜 많은데 일일이 마을 설명하고 사진 넣기 귀찮아서 이정도로만...)

FOOD

첫날부터 우리의 저녁 메뉴는 소고기&돼지고기 그리고 소맥!!!!!!! 오빠네 집에 불판이랑 가스레인지가 있어서 한국처럼 언제든지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소고기 rib-eye가 엄청 질이 좋고 2팩에 7파라는 파격적인 가격이여서... 진짜 심심하면 걍 소고기 먹었다...  거기다 오빠가 요리를 엄청 잘해서... 돈까스부터, 닭갈비, 닭볶음탕, 제육볶음, 쏘야, 김밥, 떢볶이, 감자전 등 여러가지 진짜 많이 해먹었다. 고기 구워 먹을때에는 오빠랑 같은 과인 한국인 친구 불러서 같이 먹었었다. 정말 재미있었음!! 이렇게 일주일동안 나의 위는 기름칠을 안하는 날이 없었다고 한다....후후후. 물론 고기에 술이 빠질 수 없듯이 매일 저녁마다 술마셨다ㅋㅋㅋ 맥주, 와인 아니면 양주. 양주는 오빠집에 있던걸로 먹고 다음날 푹 자고싶을때 먹었고, 주로 가볍게 맥주나 와인을 마셨었다. 소맥은 소주가 글라스고가 너무 비싸서 첫날에만 마셨었다. 여행 오기 전, 글라스고 오빠네 놀러간다니까 그 오빠가 혹시 나 브포 3년동안 밥해주고 같이 맨날 술마신 오빠들 중 한명 아니냐며.... 또 살 엄청 쪄서 오겠다며 한숨을 쉬시던 우리 어머님... 미안 엄마... 하지만 불가항력이었어......흑

첫날 글라스고 시내 도착해서 오빠를 만난 후 갔던 일본 라멘집!! 인테리어도 엄청 이쁘고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마음에 쏙 들었다!! 음식은 좀 짜거나 된장맛이 진한 다른 라멘집 보다는 상대적으로 심심하고 싱거울 수 있으나, 깔끔하고 개운한게 맑아서 딱 좋았다!! 다만 가볍게 먹기에는 양이....진짜 너무 많아서...... 너무 많아서 참 좋았던 곳.... 진짜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었다.... 스시 롤 괜히 시켰다 싶을 정도였음ㅋㅋㅋㅋㅋ

글라스고 정문에서 서쪽으로 더 가면 있는 오빠가 평소 자주 온다던 중국 음식점이 뙇!!! 내부는 작았지만 귀여웠다. 그곳에서 만두랑 베트남 쌀국수를 시켰는데. 대박. 진짜 대박. 만두도 맛있었는데, 쌀국수가 진짜 완전 맛있었다. 우리가 주문시킬때 일반 누들이 아닌 쌀국수를 시켰었는데 이게 신의 한수였다. 양지도 진짜 부드럽고 국물이 제대로 베여서 완전 맛있었다. 게다가 국물 역시 배추를 우려내서그런지 깔끔하고 완전 시원했다. 먹으면서 자꾸만 뭔가 먹어본 음식 같다했는데, 알고보니 갈비탕!!! 딱 완전 갈비탕 맛이었다. 조금 기름진 갈비탕이랄까? 전날에 소맥 먹고 제대로 뻗었던 오빠랑 나는 둘다 해장하는 느낌이라면서 좋아라 하며 아주 잘 먹었다ㅋㅋㅋㅋㅋㅋㅋ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먹었는데 양이 엄청 많아서 만두랑 같이 먹으니까 딱 적당했음. 가격도 엄청 싸서 완전 대박 거렸었다ㅋㅋㅋ

네스호 투어 가기 전날, 오빠랑 나는 도시락을 싸가자 계획하고 전날 재료들을 싸와 도시락을 쌌다. 메뉴는 스팸도시락이랑 주먹밥! 재료는 볶음 김치와 참치, 스팸!! 만드는 과정이 좀 번거롭긴 했지만 그래도 맛보니까 진짜 맛있어서 오빠랑 나랑 둘다 엄치 척 들고 엄청 좋아했었다ㅋㅋㅋㅋ 다음날 되서 점심 먹을 때 같이간 친구한테 도시락 진짜 맛있다며 큰소리 뻥뻥쳐주고ㅋㅋ 식당가에 앉아서 여유롭게 도시락 먹는데 진짜 맛있었음ㅋㅋㅋ 전날 오빠랑 나랑 주먹밥 하나 먹고 배불러서, 와 이거 남기겠는데? 했었는데 남기기는 개뿔. 정말 깔끔하게 다 먹었다ㅋㅋㅋㅋㅋ

투어 갔다와서 저녁 겸 먹으러간 버거 집, GBK. 브라이튼에도 있고 런던에도 있는 유명한 버거 체인점이다. 나는 뭐... 전에도 말했듯이 버거집은 다 거기서 거기였던 지라 브라이튼에서도 한번 밖에 안가봤었는데, 같이간 친구가 이곳을 엄청 좋아하며 이곳의 메뉴는 거의다 먹어 봤다고 자신있게 추천하더라. 그래서 그 친구의 추천을 받아 버거를 주문했는데 의외로 양도 많고 맛도 괜찮은거다! 브라이튼에서 먹었던게 이렇게 컸던가...? 했지만 뭐 아무렴 어때 싶어 맛있게 먹었다ㅋㅋ

에딘버러 갔다와서 오빠랑 친구랑 같이 갔던 음식점. 원래 이곳 말고 다른 스테이크 전문집을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 저녁은 예약을 반드시 해야한다며 (글라스고 이런 동네였냐면서 당황하던 오빠랑 친구ㅋㅋㅋ) 딱지 맞아서 차선책으로 가게 되었다. 음식점 분위기는 나쁘진 않았으나, 가격에 생각보다 비쌌음. 뭐 그래도 맛있었으니까 넘어간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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