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 게시된 영국 유학 관련 내용들은 모두 굉장히 주관적인 내용들이니
그냥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고 경험삼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24일 브포에서 친한 오빠가 런던으로 놀러온다고 했다.
런던이라....
나에게 지난 9월달에 뉴몰든 가려고 들린거 이외에는 브포가거나, 공항 가려고 잠깐잠깐 환승용으로 들린게 전부였다.
이미 1,2학년때 너무 자주 가버려 이제 런던은 나에게 별 흥미가 없었고,
(어지간한 지리는 다 외우는 상황 / 걸어서 하루안에 유명 관광지 투어 가능)
가게 된다면 목적은 오로지 한국 음식 뿐인 장소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동안 '간만에 런던이나 가볼까...' 라는 생각은 종종 했지만 귀찮기도 했고, 바쁘기도 했던 터라 쭉 미뤄 왔었다.
즉 공식적인 시내 나들이는 거의 3년만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오빠 얼굴도 볼 겸, 간만에 런던도 구경할 겸, 25일 런던에서 만나서 보기로 했다
그리고 대망의 25일 어제 (글쓰는 시간이 이미 12시를 지나 26일이 되어버렸기에 어제가 되어버렸다...)
브라이튼의 하늘은 청량하다 못해 맑았고, 그에 기분이 업된나는 브라이튼 역으로 향했다.
오빠가 Euston 근처에서 지낸다길래 St.Pancras역에서 보기로 했었다.
원래 브라이튼에서 St.Pancras역까지 가는 다이렉트 기차가 있다.
나는 평소에는 그냥 런던을 갈 경우에는 빅토리아 역으로 가는 기차를 애용했지만,
브포를 가거나 킹스크로스 역으로 가야할때는 그 다이렉트 기차를 늘 탔었다.
근데 무슨 서비스 사정인가로 24일부터 26까지 브라이튼에서 Three Bridges까지는 기차대신 버스로 운행한다는거다.
평소같았음 '아 뭐야 귀찮게... 영시 영국 서비스는....' 라고 생각했겠지만
날씨가 너무좋았기에..... 날씨에 따라 기복이 휙휙 변하는 나는 "그래 뭐 날씨도 좋은데 버스타고 경치구경하지뭐!!' 라는 여유로운 생각을 가졌다.
내 앞길에 무슨 일이 닥칠지도 모른체.....
브라이튼에서 Three Bridges까지 대신 운행하는 버스는 브라이튼 역 바로 옆 pick up point에서 탈 수 있었다.
기존 내가 영국에서 보던 버스 중 역대급으로 좋은 버스였다.
시간이 없어 버스를 급하게 타느라 버스의 외부의 사진을 못찍었지만, 기존 영국의 버스들이 빨간색인 반면, 이 버스는 깔끔한 검은색이었다.
내부 역시 굉장히 깔끔하고 디자인 뭔가 더 세련되보였으며 좌석도 더 깨끗했다...
이때까진 뭣도 모르고 '오오오!!! 버스 완전 좋아!!!'라면서 들떴었다.
내가 여태까지 그토록 겪어보고 욕했던 영국 버스의 단점을 새카맣게 잊은체.....
애초에 표를 예매할때 브라이튼에서 12:10분에 출발해서 Three Bridges에 12:55분에 도착한 후 12:59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탈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그걸 처음에 본 나는
'뭐여, 환승 시간이 왜이렇게 짧어'
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가 여태까지 경험한 바로는 영국 버스가 제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는 일이 거의 50:50 확률이었기 때문이다.
내 경험상, 코치(영국에선 버스를 코치라 부른다)는 도로 사정에 따라 가끔씩 시간내에 도착하지 않거나, 2,3시간은 딜레이에
정말 심하면 캔슬 되기도 한다.
내가 이것때문에 리버풀도 놀러가려다가 한번 실패하고 심지어 한국가는 비행기도 놓칠뻔 했었더랬지.......
하지만 이건 도로 사정이라 어쩔 수가 없었는데,
환승 시간이 10분정도라면 모를까, 4분이라는 애매한 시간이라니.
만약 버스가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는 경우에는 기차를 놓치게 되는 꼴이었다.
하지만 Three Bridges 역 자체가 굉장히 작았기에, 나는
'에이 그래도, 회사가 직접 만들어놓은 대행스케줄인데 시간안에 가능하니까 이렇게 짰겠지??'
라는
굉장히 안일하고 우매한 생각을 하고 말았다.
혹시나 했던 내 우려대로 버스는 55분은 개뿔, 기차 출발 시간인 정확히 59분에 역 앞에 나를 내려주었다.
덕분에 나는 버스에서 내려 쌩하니 매몰차게 떠나버리는 기차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황당함에 잠시 어이가 가출했던 나는 역무원한테 가서 버스가 늦게와서 세인트 판크라스 행 기차를 놓쳐서 그러는데, 다음 기차는 언제냐 물어봤더니
30분 기다리란다 스벌
어차피 항의해봤자 자기들은 해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며 사람 맥빠지도록 무책임하게 답변할 거라는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wating room에 앉아 오빠에게 사정을 설명한 후 30분동안 기차를 기다렸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차마저 딜레이가 되버린거다.
영국에서는 기차 정비 관련 기술적 문제로 흔히 일어나는 사태이긴 한데,
가끔 기차가 정말 예고도 없이 on time이었다가 막상 on time이 되면 딜레이로 바뀌는 경우가 자주있다.
딜레이 되면서 2분정도 걸린다, 3분 정도 걸린다 알림이 뜨긴 하는데,
이건 기차가 직접 올때까지 절.대.로. 믿으면 안된다.
2분이랬다가 2분이 5분되고, 5분이 10분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진짜 최악의 경우, 그 기차가 캔슬 되는 경우도 있으니 진짜 주의해야한다......
여튼, 이러한 상황 덕분에 나는 30분에서 추가로 15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고생끝에 탄 기차는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달렸고,
결국 나는 약속시간보다 무려 40분이나 지각해버렸다 흑흑ㅠㅠㅠㅠㅠㅠ
다행히도 마음씨 넓고 착한 오빠가 너가 아니라 기차 문젠데 뭐가 미안하냐고 괜찮다고 말해주었지만....
하필 오늘 같은날 이런일이 일어난게 나는 너무 답답하고 원망스러웠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직접 얘기를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보상도 안해주는 영국의 서비스......
영국의 변하지 않는 감탄스러운 서비스에 박수를 표한다 짝짝짝
그래도 런던 도착 후에는 그나마 괜찮았다.
일단 런던의 날씨가 진짜 너무나도 끝내줬었다.
그래서 그런가....
주말에다가 날씨가 좋아서 정말정말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이게 내가 런던을 자주 안오는 결정적인 이유.....
나는 브라이튼 정도가 정말 딱 좋다... 런던은.... 사람이 너무 많어..........ㅠㅠㅠㅠㅠ
(피카딜리 서커스 방문 5번만에 보게 된 완전한 에로스 동상. 항상 내가 갈떄마다 공사중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온전한 동상을 보게 되었다.)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서 만난 우리는 일단 밥을 먹자는 의견하에 식당들이 많이 모인 피카딜리 서커스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식당을 찾아 헤매다가 레스터 스퀘어까지 흘러들어가 차이나 타운까지 가게 되었다.
하지만 중국 음식은 별로 땡기지 않았던 우리는 근처에 있는 Buger and Lobster집으로 가기로 했다.

피카딜리 지점은 3년만의 방문이었다!!
작년에 맨체에도 버거엔 랍스타가 생긴 이후에는 런던까지 갈 필요가 없어져서 늘 맨체에서 먹었는데,
또 간만에 런던 왔다고 먹어주러 왔다.
근데, 예전에는 롤, 햄버거, 랍스타 세종류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그 세가지 메뉴들이 세분화 되어 있더라
그래서 뭘 선택해야할지 몰라 고심하고 있는데 웨이터가 다가왔다.
근데 웨이터가 갑자기 포르투에서 사온 내 코르크 동전지갑보고 이거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샀다니까, 자기가 포르투갈 출신이라고 너무 좋아하면서 포르투갈이 코르크로 유명하다며,
이런 지갑 들고다니는 사람이 흔하지 않은데 갖고 있길래 너무 반가워서 물어봤다며, 포르투갈 방문해 본적 있냐며 굉장히 반색했다.
이런 우연이
그래서 작년 12월에 갔었다고하니까 가서 뭐 먹었냐길래 해산물 먹었다 했더니 포르투갈 해산물이 정말 유명하고 맛있다며 좋아하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영국보다 훨씬 싸다면서, 여기는 너무 비싸다고 조크 아닌 조크를 속삭였다.
사실 나도 동의했다.ㅋㅋㅋㅋㅋ
코르크 동전지갑 덕분인걸까.
고 사이에 친밀해진 웨이터는 우리가 메뉴고르는데 어려움을 겪자 하나하나 정말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우리가 버거를 시키려하자 그거 시키지 말라면서 패티가 랍스터가 아닌 고기로 나오고 정작 랍스터는 진짜 쪼금밖에 안나온다면서 말렸다ㅋㅋㅋㅋ
그리고 우리가 버거 엔 랍스타 둘다 포함된 메뉴를 고르려고하자 그거 사실 양 진짜 적고 랍스타 안에 별로 없다면서,
차라리 버거 하나 랍스타 한 메뉴씩 고르라고, 그러면 자기들이 랍스타랑 버거를 하프 하프로 나눠서 줄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너네는 25파에 버거 하프랑 랍스타 하프에 칩스까지 먹는거라며
팁 아닌 팁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다ㅋㅋㅋㅋㅋㅋ
웨이터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거라며, 자신의 추천을 믿어보라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웨이터의 추천에 따라 주문을 시켰다.
작년에 갔다온 포르투갈 여행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문 후, 음식들이 나왔는데,
하, 역시 버거앤 랍스타....
처음엔 메뉴판 보고
'와 진짜 드럽게 비싸네'
하며 혀를 내두르다가, 한입 먹고는
'아, 그래두 맛있따. 이 가격일만해'
라고,
스스로를 정당화 시키고 합리화 시키게 만든다
흑 무서운 것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버거엔 랍스타에 25파를 쏟아 붓는것에 정당화를 시켜 버렸다......

버거엔 랍스타를 먹은 후, 우리는 리젠트 스트릿에 있는 스타벅스를 가기로 했는데,
쭉 스트릿을 올라가던 도중 고디바를 보게 된거다!!!!
안그래도 같이 브뤼셀 갔던 오빠였던 지라, 밥먹으면서 브뤼셀 음식들 맛있었지, 좋았지, 고디바 또 먹고싶다 이랬었는데
마침 딱 눈에 모인 고디바 딸기 초콜릿!!!!!!!!!
그래서 오빠랑 브뤼셀 추억하자면서 들어가서 하나 사서 나눠먹었다.
근데 브뤼셀보다 비쌌다.
내 기억엔 브뤼셀에서 6유론가, 8유론가 주고 샀었던거 같은데
여긴 10파나 하는거다.
이런 망할 영국 런던 물가 같으니라고 ㅂㄷㅂㄷ

그렇게 오빠랑 고디바를 먹으면서 리젠트 스트릿을 걷길 한창.
처음에 스벅을 발견했는데, 문제는 그 스벅에 사람들이 너무 많은거다
그래서 근처에 바로 다른 스벅이 있길래 거기로 갔는데, 거기는 지하에 자리가 많길래 그곳에 앉아서 폭풍 수다 삼매경을 벌였다.
역시 수다는 스벅, 커피도 스벅이다.
스벅에서 수다를 떨고 나오니 어느덧 벌써 깜깜해져 있더라
근데 밤의 리젠트 스트릿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화려해서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화보였다.
물론, 오늘은 날씨가 한해서 낮의 리젠트 스트릿 역시 분위기 있고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대망의 히비키
오빠가 어제 만난 사람들이랑 온 곳이라던데, 괜찮았다며 나를 데리고 온 한식당 겸 가라오케.
원래 나는 런던에서 한식당을 가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맛 역시 내가 원하던 그런 맛이 아니기 때문.
차라리 이 가격이면 내가 재료사서 집에서 해먹는게 나을 정도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날은 치맥이 댕긴다는 나의 말에 오빠가 어제 여기서 치킨을 먹었는데 괜찮았더라고 말해서 한번 오게 되었다.
치킨은 오빠 말대로 나쁘지 않았다.
후라이드 였지만 간만에 한국 특유의 바삭한 치킨을 맛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게다가 간만에 먹는 한국 맥주!!!!!!
한국 치킨과 한국 맥주로 이루어진 한국식 치맥이라니..... 너무 좋았다....
사실 맘같아서는 소주까지 같이 시켜서 소맥으로 말아 먹으려고 했었는데,
브라이튼까지 가야하는 내 사정이 있기에........겨우 유혹을 참고 참고 참아내었다
하아..... 브라이튼.......가까운것 같은데 먼 브라이튼 너란 녀석........
하지만
제일 좋았던건 가게의 분위기!!!!!!!
마치 한국의 술집에 온듯한 그 분위기!!!!!!!!!
한국 노래가 나오고, 한국 사람들이 있고, 한국적 인테리어가 된 가게에서
한국 술과 음식을 시켜먹는!!!!!!!!!
그런 한국에 온것같은 분위기!!!!!!!!!!!!!!!!!!!!!!!!
진짜, 그 가게에 있는 동안은 런던이 아니라 진짜 한국에 온줄 알았다.
가게의 분위기에 젖어 황홀경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오빠한테 나를 이곳에 데려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막 그랬음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확실히 그래도 런던이 좋다고 느낀게,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런 분위기의 식당이 있는 곳은 확실히 영국에서는 아직 런던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사람은 역시 수도에서 살아야한다. (뜬금)
여튼,
이곳에서도 세시간 정도 앉아서 오빠와 수다 꽃을 피우다가
내가 브라이튼으로 돌아갈 기차 시간이 다 되서 아쉽지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런던에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처음으로 런던쪽 대학원에 오지 않았던것을 좀 아쉽게 느꼈었다ㅠㅠㅠ)
다음에 여기 사람들이랑 다같이 가라오케로 와도 참 좋을듯!!
오빠는 가라오케를 왔었다는데 정말 재밌었다고 했었다.

(세인트 판크라스에서 브라이튼으로 가는 기차)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일단 기차가 제시간에 맞춰 잘 들어와줬고,
시간이 늦어서 인지, 중간에 자잘한 역에서 서지 않고 큼직한 역들만 가준 덕분에 한시간도 안걸려 Three Bridges에 도착했다.
그리고 버스로 환승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와 이거 가는길도 고생인건가' 했는데
다행히도 버스를 두대로 나눠주는 덕분에, 앉아서 편안하게 올 수 있었다. 헤헿
이렇게 간만의 런던 나들이는 굉장히 성공적이 었던걸로!!!!!!!